시장직 걸린 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오늘 2심 선고... 오후 2시 생중계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가 23일 오후 나온다. 오 시장은 현직 서울시장이자 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치적 파장이 클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이날 오후 2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연다. 지난 7월 22일 1심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이 선고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이날 선고는 TV로 생중계된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10건을 의뢰한 뒤 그 비용 3300만원을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이 가운데 여론조사 5건의 의뢰와 비용(2100만원) 대납을 유죄로 인정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 것은 물론 5년간 공직 취임도 제한된다. 향후 대선 도전에도 제동이 걸리는 셈이다.
항소심에서도 시장직 상실형이 나오면, 오 시장은 대법원 확정 전까지 시장직은 유지되지만 시정 운영과 정치 행보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무죄가 선고될 경우,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된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항소심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했다.
◇오세훈, 직접 여론조사 의뢰했나
항소심의 핵심은 오 시장이 직접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는지 여부다. 오 시장이 명씨를 만나거나 캠프 관계자들이 명씨와 연락한 사실,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한 사실 등은 객관적으로 확인된다. 다만 오 시장이 조사 의뢰나 조사 지시, 대납 요청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1심은 명씨 진술과 여러 정황을 종합해 오 시장의 관여를 인정했지만, 오 시장 측은 “물증 없이 유죄 판단을 했다”는 입장이다.
1심은 명씨 진술에 대해 “의뢰받은 구체적인 시각과 장소에 관한 진술은 믿기 어렵다”면서도 “다른 정황을 고려하면 의뢰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오 시장이 먼저 명씨의 연락처를 구해 식사 자리에 초대한 뒤 선거 전략과 여론조사 설명을 들었고, 이후 오 시장과 명씨가 연락한 날, 약 한 달간 중단됐던 여론조사가 재개됐다”며 오 시장의 의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오 시장과 명씨가 연락한 당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명씨에게 경선 자료를 보내며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사실 등도 유죄 정황으로 봤다.
여론조사 비용 대납과 관련해 1심 재판부는 사업가 김씨가 명씨 측에 처음 보낸 1000만원을 중요하게 봤다. 1심은 “김씨는 당시 명씨나 돈을 받은 계좌 명의자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오 시장의 요청이 없었다면 거액을 보낼 이유나 계좌번호를 알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오 시장 부탁이 없었으면 돈을 보낼 이유가 없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1심이 개별 정황에 추정을 거듭해 오 시장의 의뢰와 대납 요청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오세훈이는 몰라요” 새 증거 나와
항소심 재판의 주요 변수는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그해 3월, 국민의힘 경선 결과가 나온 뒤 김한정씨와 명태균씨가 통화한 녹음파일 3건이다. 김씨 측은 1심 선고 뒤 제주 별장에서 옛 휴대전화를 발견했다며 이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했고, 재판부는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탄핵 증거’로 채택했다. 법정에서 이 파일 일부가 재생되기도 했다.
녹음파일에는 김씨가 명씨에게 “이 양반(오 시장) 돕고 싶어서 내가 했잖아” “거기서 원한 것도 아니고” “계좌로 돈 보내고 그랬잖아, 그런 식으로 가는 줄도 몰랐어”라고 말하는 대목이 담겼다. 명씨도 통화에서 “하여튼 오세훈이는 몰라요.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했다. 오 시장 측은 이를 두고 “여론조사 의뢰·대납이 오 시장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대화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다”고 주장하지만, 명씨 측은 “당시 대화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 상황’을 말한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항소심, 明 진술 신빙성 전면 재검토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서 의뢰와 대납 요청을 직접 연결하는 근거는 결국 명씨의 말뿐이라고 주장했다. 명씨가 실제 기억에 따라 진술한 게 아니라 수사기관이 제시한 자료에 맞춰 설명을 바꾼 것 아닌지도 문제 삼았다. 항소심 재판부도 명씨를 다시 증인으로 불러 직접 경험한 사실과 추측, 진술 시점 등을 세세하게 확인했다.
명씨 진술이 믿을 만한지 판단하는 데 있어, 오 시장에게 고소당한 뒤에야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고 진술한 점이 쟁점이다. 명씨는 “고소당했기 때문에 방어권 차원에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명씨에게 “정치자금은 은밀하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번 정도 만난 사이인 오 시장이 여론조사도 하기 전에 전화로 비용을 댈 사람까지 말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추궁하기도 했다.
증인으로 나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증언도 변수다. 1심은 오 시장이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김 전 위원장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명씨와 접촉한 것을 여론조사 의뢰의 배경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법정에 나온 김 위원장은 “2019년부터 오 시장을 알았고, 2020년 총선 때 찬조 연설도 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위원장에게 당시 명씨를 어떤 사람으로 평가했는지, 그의 말과 선거 분석을 얼마나 신뢰했는지 등을 물었는데, 김 전 위원장은 “명씨는 나를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다”고 했다.

◇윤석열 ‘무죄’ 판결의 영향은?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7일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때 제시한 판단 기준도 주목된다. 윤 전 대통령은 명씨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점, 오 시장은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점으로 기소됐다는 차이가 있지만, 정치인 본인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제공받기로 합의했는지를 가려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 재판부는 “여론조사 제공에 관한 합의를 인정하려면, 결과를 직접 받아보거나 유리한 결과를 공표해 홍보하는 방식 중 적어도 하나에 대해 ‘의사의 합치’가 있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인정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조사 결과를 받았거나 명씨와 교류한 정황만으로 무상 제공에 관한 합의까지 인정하지는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정치인 본인의 관여도 엄격하게 따졌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명씨와 함께 정치인을 만나고 일부 조사 결과를 수동적으로 전달받거나 다른 조사 결과를 공유한 정도로는 ‘직접 합의’나 김건희 여사를 통한 ‘암묵적 공모’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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