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사 60% “노동인권 교육 안 한다”는데 국교위는 “지금도 충분”···국정과제 엇박자

선명수 기자 2026. 10. 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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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학교부터 노동교육 운동본부’ 등이 주최한 노동교육 제도화 관련 토론회가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정부가 국정과제로 학교 노동인권교육 확대를 내세웠으나 일선 학교 현장에선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고용노동교육원에서 ‘학교 노동인권교육 실태조사’ 중간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교육원이 지난 7월28일부터 9월11일까지 초·중·고 교사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 1년간 교과 수업이나 창의적 체험 활동 등 일체의 방식에서 “노동인권교육을 실시한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교사는 60.1%에 달했다.

현행 교육과정에 노동인권교육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교육원 소속 및 외부 전문가들이 ‘2022 개정 교육과정’(특성화고 제외)을 분석한 결과, 노동인권교육과 관련성이 높은 성취기준은 12년 교과과정을 통틀어 초등학교 2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4개 등 모두 8개에 그쳤다.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통합사회’ ‘법과사회’ ‘인간과 경제활동’ ‘진로와 직업’에 노동인권교육과 관련성이 높은 성취기준이 각각 1개씩 포함됐다. 이 가운데 통합사회를 제외한 세 과목은 선택과목이다. 통합사회는 1학년 공통과목이지만, 30개 성취기준 가운데 노동인권교육과 관련성이 높은 기준은 1개에 그쳤다.

고교 1학년 과정에서 통합사회 1·2(총 8학점)를 이수할 경우 연간 128시수(약 106.7시간) 동안 30개의 성취기준을 배우게 된다. 학기 말까지 충실하게 모든 진도를 나가는 경우, 1개 성취기준당 약 4.3시수(약 3.6시간) 동안 교육하는 셈이다.

그러나 교육과정 편성을 담당하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현행 교육과정만으로도 노동 교육이 충분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이 의원실에 제출했다. 국교위는 지난달 2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지금도 환경교육, 통일교육 등 법령으로 정해진 교육을 다 실시하려면 중학교 1학년 기준 1년에 105시간 이상 의무교육을 해야 한다”며 노동인권교육 법정화에 회의론을 냈다.

국회에는 학교 교육과정에 노동인권교육을 반영하도록 하는 법안 5건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국교위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교육과정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한 내용을 ‘반영 노력’으로 완화하자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초·중·고 노동인권교육 교과과정 확대’를 국정과제로 명시하고 차기 교과목 편성 추진까지 약속했음에도, 일선 교사의 60%가 노동교육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며 “교육당국이 ‘지금도 충분하다’며 국정과제에 역행하는 상황에서 (국회 계류 중인) 법안마저 후퇴한다면 학교 노동교육 확대는 영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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