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시작도 안했다?..."고점 찍고 더 오를 수도" 암울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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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 역대 최장기 집값 상승세와 전세 매물 부족을 고려하면 고점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비사업 이주가 본격화하면 전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 세입자가 월세로 전환하거나 경기·인천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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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과거 고점에 근접했다. 역대 최장기 집값 상승세와 전세 매물 부족을 고려하면 고점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뒤 확 불어나는 보증금 부담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전세의 월세화, 내년 이후 본격화하는 정비사업 이주에 따른 멸실 수요까지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임대차시장의 구조를 짚어본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전세 물량의 부족을 최근 전셋값 강세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신규 입주 감소와 기존 전세의 월세 전환으로 세입자가 구할 수 있는 전셋집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진단이다.
실제 전월세 매물은 동반 감소 중이다. 2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80건으로 연초 대비 10.3% 줄었다. 월세 매물도 같은 기간 2만1364건에서 1만7651건으로 17.4% 감소했다. 송파구의 경우 전세(60.8%↓)와 월세(55.2%↓) 매물이 동시에 반 토막 났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대출이 막히고 금리가 높은데도 물건이 없어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른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과거 저금리 상승기와 달리 지금은 임대차 시장이 월세로 바뀌는 과정에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에는 세입자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하고 집주인은 전세금을 투자나 자금 조달에 활용할 유인이 컸다. 현재는 신규 입주 부족에 기존 전세의 월세 전환까지 겹쳐 전세 매물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비사업 이주가 본격화하면 전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규 입주 감소와 실거주 의무에 따른 공급 제약에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 전셋값이 과거 고점을 넘어선 뒤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가 몰리는 지역과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지역이 다르다는 점도 부담이다. 학교와 직장 때문에 기존 생활권을 벗어나기 어렵다면 다른 지역에 입주 물량이 있어도 이주 유인이 떨어진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의 문제는 단순히 집이 몇 채 부족하냐가 아니라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곳과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곳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입주 물량만으로는 생활권별 전세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리와 대출 규제는 추가 상승을 제약할 변수로 꼽힌다. 양 위원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전세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이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송 대표도 세입자의 보증금 부담 한계와 월세 전환을 제약 요인으로 짚었다. 실거주 의무의 한시적 유예 여부도 전세 공급에 영향을 줄 변수로 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 세입자가 월세로 전환하거나 경기·인천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없다면 현재의 수급 불균형으로 전셋값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가격 상승이 둔화하더라도 모든 세입자의 부담이 해소되는 건 아니다. 윤 위원은 "고액 전세대출 규제와 월세 전환 때문에 상승 압력은 6억원 미만 전세와 월세 쪽으로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높은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가 더 저렴한 집으로 몰리면 해당 가격대의 보증금이나 월세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이 회복되지 않은 채 수요만 이동하면 고가 전세의 상승세가 잦아들어도 주거비 부담은 다른 가격대와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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