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3년 기다린 BTS 꿈의 무대…아르헨 아미들 "메시보다 사랑해"

김선정 2026. 10. 2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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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의 기다림과 쏟아지는 거센 빗줄기도 한국에서 온 일곱 청년과 지구 반대편 팬들의 뜨거운 만남을 막아서지 못했다. 방탄소년단(BTS)이 남미의 열정으로 가득 찬 아르헨티나에 마침내 첫발을 내딛자, 현장은 거대한 환호와 감동의 물결로 일렁였다.

한국의 반대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아미들에게 이번 첫 단독 무대는 BTS 데뷔 이후 13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기다려온 꿈의 순간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표를 구하지 못할까 봐 스페인 마드리드 공연까지 다녀온 열정적인 팬 엘리나(51)는 "이제 당신도 아미가 되었느냐"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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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강풍 뚫고 모인 팬들…BTS 첫 아르헨 공연에 환호·눈물
BTS "여러분이 최고…뜨거운 사랑으로 기다려 줘서 감사"
BTS 아르헨티나 첫 공연 [촬영 김선정]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긴 시간의 기다림과 쏟아지는 거센 빗줄기도 한국에서 온 일곱 청년과 지구 반대편 팬들의 뜨거운 만남을 막아서지 못했다. 방탄소년단(BTS)이 남미의 열정으로 가득 찬 아르헨티나에 마침내 첫발을 내딛자, 현장은 거대한 환호와 감동의 물결로 일렁였다.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라플라타의 우니코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 BTS의 역사적인 첫 아르헨티나 단독 공연을 앞둔 현장은 설렘과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공연장에 들어서기까지는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새벽부터 길게 늘어선 입장 대기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강풍을 동반한 거센 비까지 내렸다. 추위 속에서 옷이 흠뻑 젖었지만, 팬들은 자리를 지켰다.

4시간 넘게 이어진 대기 행렬 속에서 이들을 버티게 한 것은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었다. 대기 시간 동안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작은 선물을 나누었다.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금세 대화를 이어갔다.

멕시코, 페루,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등 남미 전역에서 모여든 팬들은 각자의 스페인어 억양으로 기대감을 나눴다.

BTS 아르헨티나 첫 공연 [촬영 김선정]

아르헨티나는 축구뿐만 아니라 공연 문화에서도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하다. 2022년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현지에서 10차례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을 만큼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운 곳이다. 한국의 반대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아미들에게 이번 첫 단독 무대는 BTS 데뷔 이후 13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기다려온 꿈의 순간이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경기장은 순식간에 함성으로 가득 차올랐다. BTS가 '훌리건'으로 포문을 열자 관객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했고, 대형 스크린에 멤버들의 얼굴이 비칠 때마다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이어 '에일리언스'와 '런 방탄'이 흐르자 응원봉 '아미밤'이 객석을 하얗게 물들였다. 멤버 모두를 똑같이 응원하는 'OT7'(One True 7·7명 모두들 지지하고 사랑한다는 팬덤 용어) 문화답게, 어떤 멤버가 등장하든 환호의 크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정국은 스페인어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처음인데, 특별한 밤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뷔는 "첫날 밤이 이 정도라면 다른 날들은 어떨지 상상이 안 된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페이크 러브', '스윔', '버터', '다이너마이트' 등 23곡의 무대가 이어지는 동안 팬들은 떼창과 응원으로 화답했다. 특히 '바디 투 바디'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한국 민요 '아리랑'을 함께 제창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비에 젖어 팬클럽이 배포한 배너는 사용하지 못했지만, 지구 정반대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은 현장을 더욱 감동적으로 만들었다.

'축구의 신' 메시보다 BTS 지민을 더 사랑한다는 아르헨 아미 [촬영 김선정]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월드컵 경기를 보며 감탄하는 슈가의 영상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었던 만큼 팬들의 반가움도 컸다. 객석에는 '지민아 메시보다 너를 더 사랑해'라는 한글 피켓이 등장했다.

일곱 멤버의 이름이 수놓아진 청재킷을 입은 고령의 팬부터 현대식 한복을 입은 팬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대를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BTS는 팬들의 열기 속에서 안전을 당부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포고(관객들이 뛰며 서로 몸을 부딪치는 문화)'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해 지민과 제이홉은 밀지 말고 안전하게 즐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무대 앞쪽에서 관람한 마리아(56)는 "하도 밀쳐서 허리가 너무 아팠다"면서도 "지민이 무대 위에서 팬들을 걱정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BTS 아르헨티나 첫 공연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아미들 [촬영 김선정]

RM은 스페인어로 "13년 만에 이곳에 왔다. 뜨거운 사랑으로 기다려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뷔는 "아구안테 아미(아미 힘내라)"를 외쳤고, 진은 "여러분은 최고"라며 현지 팬들과 호흡했다.

15세 때부터 팬이었다는 현지 유명 매체 기자는 취재 중에도 눈시울을 붉히며 무대에 몰입했다. 파라과이에서 온 관세사 레베카(30)와 그 일행은 사흘간의 공연을 모두 관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에서 표를 구하지 못할까 봐 스페인 마드리드 공연까지 다녀온 열정적인 팬 엘리나(51)는 "이제 당신도 아미가 되었느냐"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BTS 아르헨티나 첫 공연 [촬영 김선정]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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