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우탄도 웃음소리 들으며 먹은 음식에 선호도↑

이병구 기자 2026. 10. 2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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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모임에서 먹은 음식을 더 맛있었다고 기억하는 것처럼 인간은 기분이 좋을 때 학습한 정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단 라메리스 미국 인디애나대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오랑우탄이 다른 개체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먹이를 찾은 경험을 더 긍정적으로 기억하고 선호한다는 실험 결과를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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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먹고 있는 오랑우탄. 오랑우탄도 사람처럼 감정 상태가 학습과 정보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즐거운 모임에서 먹은 음식을 더 맛있었다고 기억하는 것처럼 인간은 기분이 좋을 때 학습한 정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오랑우탄도 다른 오랑우탄이 기분 좋을 때 낸 웃음소리를 들으며 먹은 먹이의 선호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단 라메리스 미국 인디애나대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오랑우탄이 다른 개체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먹이를 찾은 경험을 더 긍정적으로 기억하고 선호한다는 실험 결과를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발표했다.

인간은 긍정적인 감정 상태에서 학습한 정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주변 사람의 감정 상태에도 영향받는다. 다른 영장류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은 감정이 오랑우탄의 학습과 기억, 보상에 대한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벨기에와 미국의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오랑우탄 6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암컷 2마리와 수컷 4마리로 나이는 8~51살, 평균 연령은 31.7살이다.

먼저 오랑우탄에게 톱밥과 나무 조각 등 서로 다른 재료가 담긴 그릇 아래쪽에 아몬드와 캐슈넛 등 먹이를 숨기고 찾도록 훈련했다. 이후 그릇에 담긴 재료에 따라 오랑우탄이 놀이 중 내는 웃음소리 또는 바람소리를 5분간 들려줬다.

실험 5일째에는 앞서 먹이를 숨긴 그릇에 담겼던 두 종류의 재료 아래에 동일하게 먹이를 숨긴 뒤 오랑우탄이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 총 30번 관찰했다.

그 결과 오랑우탄은 전반적으로 웃음소리를 들으며 먹이를 찾았던 재료가 담긴 그릇을 더 선호했고 6마리 중 4마리에서 뚜렷한 선호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다른 개체의 웃음소리가 오랑우탄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당시의 먹이 탐색 경험을 더 가치 있게 기억하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동물이 보상을 학습할 때 먹이의 양이나 제공 빈도뿐 아니라 학습 당시의 감정 상태도 이후 선택과 기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험 결과는 웃음과 감정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이 진화적으로 오래된 특성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관찰된 현상이 인간의 교육 환경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학습 당시의 감정 상태가 특정 과목이나 정보에 대한 장기적인 선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실험 대상 오랑우탄이 6마리에 그치고 웃음소리가 실제로 긍정적인 감정 변화를 일으켰는지 직접 측정하지 않은 만큼 감정과 학습의 인과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참고 자료>
- doi.org/10.1098/rsbl.2026.0404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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