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노메달, 그래도 내일을 향해 [오늘만 노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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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체전에서 경남은 금 42·은 58·동 94등 194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정주용(32·경남체육회)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았다.
문예찬은 "올해 3월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할머니께 꼭 메달을 바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라며 "내년에는 금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청 검도팀은 2022년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따고 4년 연속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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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메달 선수들이 만든 기적
메달로 설움 씻어낸 선수들
노메달이지만 “멈추지 않는다”
올해 전국체전에서 경남은 금 42·은 58·동 94등 194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종합 성적은 8위(39387점)를 차지했습니다. 경남 선수단은 이번 대회 50개 종목에서 1908명이 참가했습니다. 누군가는 다시 시상대에 올랐고, 누군가는 올해도 메달을 얻지 못했습니다. 영원한 메달리스트도, 영원한 노메달 선수도 없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오늘만 노메달' 기획으로 메달보다 먼저 흘린 땀을 따라갔습니다. 메달이 땀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시상대 위에 서지 못했더라도 최선을 다해 오늘을 준비한 선수 모두가 이번 전국체전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노메달' 선수들이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 냈다. 기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흘린 땀과 수없이 반복한 실패가 모여서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어 냈다.
정주용(32·경남체육회)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았다. 그는 19일 제주중앙고 체육관에서 열린 우슈 산타 남자 일반부 56㎏ 부문에서 우승했다. 값진 승리 앞에 눈물을 쏟았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노메달'로 시상대에 서지 못했던 문예찬(23·마산대)이 21일 제주제일고 체육관에서 열린 복싱 남자 일반부 헤비급 결승전 링 위에 섰다. 그는 전국체전 복싱 14연패를 달성한 김동회(38·보령시청)를 만났다. 김동회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괴물', '도사', '귀신'이었다.
문예찬은 경기 초반 상대를 향해 왼손 잽과 오른손 훅을 날리면서 연속 공격을 시도했다. 김동회는 가볍게 뒤로 물러서면서 주먹을 피했다. 문예찬도 양손 주먹을 얼굴 쪽으로 들어 올려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두 선수가 거리를 좁히면서 서로를 향해 주먹세례를 날렸다. 문예찬이 주먹을 뻗을 때마다 입에서 '쉭'하는 타격 호흡이 새어 나왔다. 타격 호흡은 점차 빨라졌다.
1라운드가 끝나고 문예찬은 코너로 돌아가 의자에 앉았다. 김석환 마산대 복싱부 감독이 문예찬의 어깨를 주물러줬다. 2라운드가 시작된 지 1분 만에 김 감독은 하얀색 수건을 코너에서 흔들었다. 기권이었다.
"주먹을 맞춰 보니까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연속 공격을 넣고 얼굴을 쳐다봤는데 웃으면서 피하고 있었어요. 이건 안 되겠다 싶었죠."

문예찬은 은메달을 따냈다. 그는 내년부터 실업팀 선수로 활동할 예정이다. 문예찬에게 처음 복싱을 알려줬던 김석환 감독과도 이별이다. 이번 메달은 김 감독에게 마지막 선물이 됐다. 문예찬은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고,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도 말했다.
문예찬은 이날 저녁 비행기를 타고 창원으로 돌아왔다. 22일 오전에는 창원공원묘역에 찾아갔다. 문예찬은 "올해 3월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할머니께 꼭 메달을 바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라며 "내년에는 금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을 기약하며
창원시청 검도팀도 전국체전 첫 경기에서 탈락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들은 19일 제주 중앙고에서 열린 단체전에서 첫 경기 1승 2패 2무로 패했다. 경기 막판 반칙과 실점이 겹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차석환(31)이 무승부를 거두고 나서 박상준(32)이 허리치기로 두 판을 따내면서 앞서갔다. 그러나 이승준(27)이 머리치기를 허용하면서 패했고, 지서균(34)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부는 마지막 주장전으로 넘어갔다.

장종렬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자신의 경기 영상을 여러 차례 돌려봤다. 그는 "무조건 하나는 때려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점수가 될 만한 타격이 네 개 정도 나왔는데 인정이 안 됐다"라며 "손목치기도 제대로 들어갔다고 생각했고, 퇴격 머리도 득점이 안 됐다"고 아쉬워 했다.
"종렬이한테 '네 잘못 아니다', '고생했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본인이 가장 아쉬울 텐데 빨리 잊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1년 다시 잘해서 내년에는 진짜 메달을 따자고 했어요."

강서연(24)은 경남 선발로 18일 제주 서귀포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일반부 플뢰레 단체전에 나섰다. 그는 16강전에서 경기선발을 상대로 세 차례 경기에 나섰다.
첫 대결에서 2-5로 밀리고 나서 네 번째 대결에서는 득점하지 못했다. 여덟 번째 대결에서도 1-5로 뒤졌다. 강서연은 이날 3점을 올렸으며, 경남 선발은 11-45로 패했다.
강서연은 "너무 막강한 팀을 만났다. 경기 선발은 매번 메달권에 든다"라며 "무언가 해보지도 못하고 경기가 끝난 것 같아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해보니 체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체력이 안 되니까 다리가 묶이는 기분이었다"라며 "다음 체전에서는 16강전만큼은 이기고 싶고, 경기에 전력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직 남아있는 열정
"유진이가 많이 아파해요."
휴대전화 너머에서 구영진 창원시청 육상 감독이 걱정했다. 이유진(창원시청·29)이 21일 강창학종합경기장에서 세단뛰기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아플 때마다 운동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는데 올해 되돌아보면 한 번도 멈춘 적은 없었단 말이죠. 내년도 똑같을 거 같아요."
이유진은 실업팀에 입단하고 나서 2년 차부터 아킬레스건염을 달고 살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킬레스건염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잃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통증과 함께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방법을 찾아왔다.
이유진은 경기를 끝내놓고 나서 느낀 점을 적어놨다. 그가 남긴 메모에는 이런 문구가 담겨있다.
'내가 여전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한 한 해였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단정 짓지도, 스스로 나의 한계를 정해두지도 않으려 한다. 아직도 더 나아가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걸 보니 내 안에는 여전히 뜨거운 열정이 남아 있나 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