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해진 출연연 연구자의 고된 삶”…보수·처우·연구환경 등 총체적 악화

이준기 2026. 10. 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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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과학기술 연구개발(R&D)을 이끌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자의 삶이 갈수록 고단해지고 있다.

한때 국가·사회적 존중 및 예우, 높은 보수와 65세 정년 보장, 첨단 연구장비 및 우수 인력 확보 등으로 선망의 대상였던 출연연 연구자의 연구활동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녹록치 않은 현실로 내몰리고 있다.

출연연 연구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과 연구 자율성 확대, 금전적 보상 및 처우 개선, 연구인력 확충 등 국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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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보수, 임금상승률 수년간 제한
연구수당 재편 시 양극화 발생...4년간 연구직 9명 충원 그쳐
지난 7일 발사된 누리호 5호기. 항우연 제공.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구개발(R&D)을 이끌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자의 삶이 갈수록 고단해지고 있다.

한때 국가·사회적 존중 및 예우, 높은 보수와 65세 정년 보장, 첨단 연구장비 및 우수 인력 확보 등으로 선망의 대상였던 출연연 연구자의 연구활동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녹록치 않은 현실로 내몰리고 있다.

출연연 연구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과 연구 자율성 확대, 금전적 보상 및 처우 개선, 연구인력 확충 등 국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출연연 연구자 관련 각종 지표를 종합해 보면 우하향 흐름을 이어간 채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출연연 연구자 삶을 팍팍한 현실로 내몬 결정타는 대기업 등 민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수준였다. 출연연은 지난해 공공기관 지정 해제 전만 해도 정부 임금 상승률 적용을 받아 민간과 비교해 임금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실제, 2024년 출연연 임금 인상률은 2.1%로 전체 근로자 평균 2.9%보다 0.8%포인트 낮았다. 이런 추세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 민간과의 임금 격차는 갈수록 커져갔다.

출연연 기관출연금 내 인건비 처우개선률 역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2020년 2.8%에서 2025년 3%로 5년 간 0.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3.9%를 반영키로 했으나, 국회 통과를 지켜봐야 한다.

대학과 기업에 비해 부족한 보수 곳간을 채워주던 연구수당은 PBS 폐지 이후 정부가 단계적으로 인건비를 100% 보장해 준다는 명목으로 새롭게 개편이 추진되고 있다.

수탁규모에 따라 지급해 오던 연구수당이 성과와 연동해 차등 지급되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이 과정에서 연구수당 총액이 자칫 줄어들 수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연구수당 총액이 늘지 않으면 이를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는 연구자가 생겨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국감에서 “연구수당 개편 과정에서 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연연의 낮은 보수 체계는 젊은 연구자의 이탈을 가중시킴과 동시에 우수 이공계 인력 유입의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박사급 신입 연구직의 평균 연봉은 5801만원으로, 이마저 높은 기관과 낮은 기관 간 격차가 2300만원에 달했다. 같은 출연연이지만 어느 기관에 입사하는가에 따라 연봉에 차이가 생기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30∼40대 핵심 연구자의 외부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23개 출연연에 근무하다가 자발적으로 퇴사한 연구자 155명 중 88.4%가 30∼40대였다. 이들은 연구 역량을 쌓아 리더급으로 핵심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출연연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대학을 선택해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인력 충원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과도한 업무를 떠앉고 있다. 23개 출연연의 연구직 정원은 2021년 9515명에서 2025년 9524명으로 4년간 단 9명 느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출연연 연구자의 휴일근무가 최근 3년간 1만3000회를 넘었고, 일부 연구자는 연간 300시간 이상 초과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인력의 적시 채용과 과도한 연구·행정업무 등으로 장시간 근로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정부의 R&D 예산 축소에 따른 연구과제 축소·중단, IMF 이후 폐지된 65세 정년연장 및 각종 복지혜택 부활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연연 연구인력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와 처우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며 “연구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장기 근속을 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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