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미군 대규모 공사, 산업장관은 “모르고 있었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이전을 추진하는 광주 군공항에서 약 580억원 규모의 미군 시설 공사가 추진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선 공항 이전을 앞두고 대규모 시설을 짓는 것이 적절한지, 관계 부처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두고 지적이 나왔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정관 산업부 장관에게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 공사 내용을 알고 있는지 질의했다. 김 장관이 “못 봤고 챙기지 못했다”고 답하자, 서 의원은 “2028년 9월 전에 공항을 이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 미군이 지금 공사하고 있는 항공유 급유 시설은 나중에 다 때려 부술 것인가”라고 했다.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보를 위해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기지로 임시 분산 배치할 계획이다.
미 육군 공병단 극동지구가 지난 4월 공개한 ‘2025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 공군기지의 올해 시설 사업은 항공유 급유 시설 건설, 엔지니어 저장 시설 보수, 철제 물탱크 보수 등 3건으로, 총규모는 약 582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531억원이 투입되는 급유 시설 사업은 기존 연료 탱크 2개를 개조하고 항공기 주기장에 급유 장치를 설치하는 공사다. 급유 통제 시설과 발전기·여과 시설, 연료 시험실 등도 새로 갖춘다.
급유 시설은 한국 측이 건설해 제공하는 현물 부담 방식으로 추진되며 올해 늦봄 착공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약 36억원 규모의 저장 시설 보수는 올해 1월 기존 건물 철거를 시작해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이고, 약 13억원 규모의 물탱크 보수는 올해 초 마무리됐다.
서 의원은 한국 측이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국방부가 공사 내용을 모를 수 없다며 “‘실무 컨트롤타워’라고 하는 장관께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 사실은 이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미군 이전 관련해서는 국방부가 책임을 지고 주한미군과 협의하고 있고 차질 없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사 내용을 알아보겠다고 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주문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해서도 김 장관은 “통상 주무장관으로서 꼭 가입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김 장관은 앞서 여러 차례 수출시장 확대와 공급망 안정 등을 이유로 CPTPP 가입 필요성을 설파해왔다.
정부 역시 8월 말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여론 수렴 및 사회적 논의에 착수했으나 이 대통령이 이달 초 농민 반발을 이유로 “원점에서 다시 대화하고 연내 가입 신청은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제동이 한 차례 걸린 상태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이 7월 말 발표된 농지조사로 농업계가 반발하자 가입 논의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것이라며 “중단하라고 했을 때 장관님이 해야 한다고 대통령께 이야기하셨느냐”라고 김 장관에게 질의했다. 또한 CPTPP 12번째 가입국인 영국이 가입 신청 후 발효까지 약 4년이 걸렸다는 점을 짚으며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말라는 것은 이재명 정부에선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 장관은 “저희(산업부) 입장과 대통령님의 입장이 큰 틀에선 같고 CP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지는 대통령께서 분명히 있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농어업계와 의견 수렴, 소통을 조금 더 충실하게 해 가자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마음이 초조하다”며 “올해 남은 기간 총력을 다해 우리 농어민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해서 설득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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