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단위 M&A, 해외 PEF가 싹슬이…국내 바이아웃 '씁쓸'

김경렬 기자 2026. 10. 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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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모펀드(PEF)가 올해도 국내 조단위 M&A(인수합병) 딜을 쓸어갔다. 지난해 시작된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업무반경이 위축된 가운데 국내 PEF의 책임을 강조한 제도 개선안 역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경우는 있지만 개별적으로 매각가 1조원이 넘는 딜을 소화한 경우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IB 업계에서는 해외 PEF가 조단위 빅딜을 소화하고 국내 PEF는 규모가 작은 미들마켓으로 시선을 돌리는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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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출입문이 봉쇄돼 있다. /사진=뉴스1


해외 사모펀드(PEF)가 올해도 국내 조단위 M&A(인수합병) 딜을 쓸어갔다. 지난해 시작된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업무반경이 위축된 가운데 국내 PEF의 책임을 강조한 제도 개선안 역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PEF들과 달리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 PEF가 시장을 잠식하면서 MBK파트너스, VIG파트너스, 글랜우드PE 등 국내 토종브랜드들의 먹거리가 갈수록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단위 대형딜은 KKR, TPG(텍사스퍼시픽그룹), 칼라일 등 해외 PEF가 주도했다. 국내 브랜드가 해외 브랜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경우는 있지만 개별적으로 매각가 1조원이 넘는 딜을 소화한 경우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 알려진 대형 딜은 지난 8월 KKR 컨소시엄이 투자하기로 약정한 AI 인프라 전문회사 SK호라이즌이다. 딜 규모는 총 3조800억원. KKR은 1조8800억원을 투입해 SKT 보유지분을 우선 인수하고 이후 1조2000억원어치 신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국내 사모펀드인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은 KKR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딜에 참여했다.

같은 달 TPG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1위 사업자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TPG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61.2%를 매입한다. 매매대금은 주달 5만9000원으로 총 1조3100억원에 이른다. 롯데렌탈 지분 인수는 이르면 이달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칼라일이 청호나이스를 사들였다. 청호나이스 창업주의 유족 측으로부터 지분을 최대 100% 사들이는 매입 약정으로 해당 거래는 지난 8월 마무리됐다. 창업주 일가의 지분 승계 과정에서 성사됐고 칼라일의 바이아웃 플랫폼인 카라일 아시아파트너스가 자금을 댔다.

해외 PEF의 빅딜이 성사되는 와중에 국내 브랜들의 M&A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지난 6월 메가존에 8000억원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메가존에 투자한 기존 FI(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약정이다.

투자보다 3호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자산 회수에 집중하고 있는 VIG파트너스의 바이아웃도 건당 1조원이 되지 않았다. 지난 9월 본촌인터내셔널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거래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피앤씨랩스, 유영산업, 오토플러스 등에 대한 계약 체결 또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딜의 규모를 각각 2000억원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9월 모건스탠리PE로부터 스킨이데아와 라이프앤바이오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가격은 3000억원으로 거론된다. 이 외에 경영권 인수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대상기업은 알테미라홀딩스, 셰어링테크놀로지, 재팬웰빙 등 일본 기업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된다.

IB 업계에서는 해외 PEF가 조단위 빅딜을 소화하고 국내 PEF는 규모가 작은 미들마켓으로 시선을 돌리는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소비자 피해와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던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국내 PEF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의 규제 법안 발의도 이어지고 있다. 차입 한도 축소, 정보공개 강화, 내부통제와 보고의무 강화 등 국내 PEF의 사업에 제동을 건 내용이 대부분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입법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나 의원이 발의한 규제와 법안들이 해외 PEF에는 적용되지 않고 국내 PEF에만 초점을 둔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는 최소 연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렬 기자 iam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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