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엘시티 100층 계단 오르기 대회…소방 영웅 상처에 맺힌 땀방울(종합)

김재홍 2026. 10. 2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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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2026년 전국 소방공무원 엘시티 계단 오르기 대회.

무거운 방화복과 소방 장비를 착용하고 계단으로 100층을 오른 뒤 환한 미소를 보이는 젊은 소방관들 사이에 흰머리와 주름이 가득한 한 참가자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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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소방관 1천200여명 참가…고 김진석 소방위 추모 리본 달고 완주
영웅의 상처 그리고 땀방울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2026 전국 소방공무원 해운대 엘시티(LCT) 계단 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유장열 소방경(대구소방서·58)이 방화복 부분 100층을 완주한 뒤 땀을 흘리고 있다. 유 소방경 목과 팔에는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 2026.10.22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김재홍 기자 = 2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LCT)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2026년 전국 소방공무원 엘시티 계단 오르기 대회.

무거운 방화복과 소방 장비를 착용하고 계단으로 100층을 오른 뒤 환한 미소를 보이는 젊은 소방관들 사이에 흰머리와 주름이 가득한 한 참가자가 보였다.

참가자는 대구소방서 유장열 소방경(58).

유 소방경이 100층을 완주한 뒤 땀으로 가득한 방화복을 벗자 티셔츠에 적혀 있는 'KOREA' 글자와 함께 목과 팔에 있는 화상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2001년 화재 진압 당시 소중한 생명을 구하다 다친 영광의 상처다.

68년생의 적지 않은 나이에 유 소방경은 아직 화재 진압과 구조에 투입되는 베테랑 대원이다.

그는 "대형 화재에 출동하면 체력 소실이 심하다. 오늘 100층을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들다"며 "적지 않은 나이에 체력 관리는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체력 유지를 위해 오늘 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故) 김진석 소방위 등 순직한 동료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동료와 구조를 기다리는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쑥스럽게 메달을 들고 웃어 보였다.

영웅의 메달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2026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엘시티(LCT) 계단 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유장열 소방경(대구소방서·58)이 방화복 부분 100층을 완주한 뒤 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2026.10.22 handbrother@yna.co.kr

전국 소방관의 고층 빌딩 화재진압 대응능력 향상과 체력 증진을 위해 열린 해운대 엘시티(LCT) 계단 오르기 대회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참가자는 2022년 670명, 2023년 895명, 2024년 965명, 2025년 979명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천20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 참가한 소방관들은 고 김진석 소방위를 추모하는 근조 리본을 달고 계단을 올랐다.

분야별 최고 기록은 '방화복 개인전'에서 19분11초의 서울본부 대통령경호처소방대 임건엽 소방관, '간소복 개인전'에서 14분19초의 경기북부 일산소방서 변정원 소방관, '단체전'에서 17분30초의 부산본부 북부소방서다.

임건엽 소방관은 "2024년에 이어 두번째 참가"라며 "기록이 좋아서 제가 1등이지만, 전국 모든 소방공무원 누구나 현장에 구할 사람이 있다면 101층을 여러번 올라갈 체력이 있다"고 말했다.

첫 미국인 소방관 참가자인 후안 P 로드리게스 주한미군 대구기지사령부 소방대장은 "보름 전 미국 시카고 마라톤 대회가 아주 힘들었는데, 이번 대회는 극도로 힘들었다"며 "30층을 지나서 왼쪽 다리 경련으로 포기하고 싶었지만, 뒤에 오던 참가자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어서 계속했다"고 말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부산의 안전 취약지역 지원을 위한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프로그램과 가족이 함께 부산 갈맷길을 걷는 '119 FAMILY WALK'도 진행했다.

이진호 부산소방재난본부장은 "기록과 순위를 겨루는 것을 넘어 초고층 재난 현장에서 요구되는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고, 전국 소방공무원의 협력과 화합을 다지는 자리"라며 "대회의 내실을 다져 전국을 대표하는 소방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엘시티 랜드마크타워는 높이 411m로 롯데월드타워 다음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1층에서 100층까지 계단은 총 2천372개다.

엘시티 100층 오르는 소방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2026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엘시티(LCT) 계단 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소방관들이 100층에 도달하고 있다. 2026.10.22 handbrother@yna.co.kr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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