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공포 커지는데…금융권 IT 인력 10명 중 보안은 1명 미만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해킹 위협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 금융회사의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전체 IT 인력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IT 예산이 14조원을 넘어선 것과 달리 보안 투자 비중은 11%대에 머물렀고, 특히 개인 고객 접점이 넓은 은행과 생명보험사의 보안 인력 비중은 금융권 평균조차 밑돌았다. 디지털 금융 확산과 생성형 AI 도입으로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지능화하는 만큼, 금융권의 보안 인력과 투자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7개 금융업권의 전체 임직원은 22만5145명이다. 이 가운데 IT 인력은 2만7508명,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으로 집계됐다. IT 인력 중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9.6%다. 2023년 말과 2024년 말 각각 9.0%, 2025년 말 9.1%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0%를 밑돈다.
업권별로는 자산운용사의 정보보호 인력 비중이 15.5%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 14.0%, 카드사 12.7%, 손해보험사 10.0% 순이었다. 반면 증권사는 9.5%, 은행은 8.8%, 생명보험사는 8.4%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다만 자산운용사와 저축은행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은 전산 조직 규모 자체가 작아 필수 인력 몇 명만 있어도 비율이 증가하는 ‘착시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쿼터백자산운용, 13개 저축은행은 소수의 IT 인력이 보안 업무까지 겸하고 있어 통계상 정보보호 인력 비중이 100%로 집계됐다. 그나마 자산운용사 전체의 정보보호 인력 비중도 전년 말 20.4%에서 4.9%포인트 하락해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결국 수천만명의 개인정보와 자산을 실시간으로 다루는 은행과 생명보험사, 증권사의 낮은 보안 인력 비중이 금융 보안의 실질적인 취약점이라는 지적이다.
정보보호 예산에서도 업권별 차이가 확인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정보보호 예산 편성액은 1조6726억원으로 전체 IT 예산 14조2396억원의 11.7%를 차지했다. 인력 비중과 마찬가지로 전산 예산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가 19.3%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 17.2%, 카드사 14.2%, 손해보험사 11.9% 순이었다. 반면 대규모 차세대 전산 및 앱 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은행은 11.3%, 생명보험사는 11.1%, 증권사는 10.9%로 평균을 밑돌았다. 전년 대비 비중이 감소한 업권은 은행과 자산운용사였다.
같은 업권내 개별 금융회사에서도 인력과 예산의 편차가 컸다. 은행 중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한국수출입은행이 15.0%로 가장 높았고, 한국씨티은행은 5.7%로 가장 낮았다. 카드사에서는 삼성카드가 18.5%로 가장 높았지만 비씨카드는 7.3%에 그쳐 2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정보보호 책임자 운영 체계도 과제다. 7개 금융업권이 지정한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는 총 92명으로, 이 중 전임은 68명(73.9%)이었다. CISO의 겸직 여부뿐 아니라 보안 투자와 사고 대응에 필요한 권한을 실질적으로 확보했는지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