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에 나도 물어봤다”... 대통령이 불러온 AI 챌린지

유종헌 기자 2026. 10. 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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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서 때아닌 열풍 불어
국힘 최고위, 대화 공개도

야권에서 때아닌 ‘제미나이 열풍’이 불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대한 제미나이의 답변을 소셜 미디어에 올린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야당 의원들이 앞다퉈 제미나이와의 대화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선 제미나이의 ‘목소리’가 등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미나이와 나눈 음성 대화를 녹음해 공개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미나이 핑계를 대더라. 저도 궁금해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면서 제미나이와 나눈 3분 가량의 음성 대화를 공개했다. 김 최고위원이 ‘중수청장이나 경찰청장을 국무회의에 배석시키면 수사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깨질 가능성이 높지 않으냐’고 묻자 제미나이는 “수사기관장이 최고 권력자의 회의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수사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실질적인 공정성을 담보할 추가적인 장치나 각별한 신중함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미나이와의 음성 대화 녹음을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김 최고위원이 ‘이 대통령이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고 하던데, 대통령이 제미나이씨에게 물어서 통치할 거면 그냥 제미나이씨가 대통령 하는 게 낫지 않으냐’고 하자 제미나이는 “사용자님의 답답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면서도 “제미나이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은 국정 운영이나 통치 행위를 대신하거나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제미나이 얘기 들어보니 ‘택도 없는 소리’라고 하는 것 같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제미나이까지 끌어들여 자신의 허망한 이야기를 마치 진실인 것처럼 오도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이같은 대화를 들은 장동혁 대표는 “우리가 국정감사 일일 우수 의원을 선정하고 있는데, 오늘 최고위에서는 당당히 대통령에게 말하는 김 최고위원과 제미나이를 일일 우수 최고위원으로 선정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도 이날 “제미나이에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물었더니 ‘당연히 재개해야 한다’고 하더라”는 답변을 공개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이제 편들어줄 친구도 찾기 힘든 모양이다. 하다 하다 제미나이까지 대통령 친구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장 대표는 “중수청장을 비롯한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언론이 비판하고 있다. 참여연대도 비판을 내놨다”면서 “그런데도 대통령은 제미나이가 위헌적 억지라고 했다면서 나 홀로 정신 승리에 빠져 있다”고 했다. 이어 “SNS가 목숨줄이라더니 이제 AI가 목숨을 구걸하고 있는 판”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저도 한번 돌려봤다”면서 제미나이와의 대화를 공개했다. 나 의원은 중수청장 배석 문제에 대해 제미나이가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이거는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다, 탄핵 사유에도 해당한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스1

나 의원은 “AI가 계속 질문하는 사람의 성향에 맞춰서 대답한다”면서 “대통령이 어떻게 질문했겠느냐. (문제없다는) 답을 유도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나도 제미나이에게 물었다”면서 ‘대통령은 자기 공범을 석방하면 안되고, 국민의 SNS를 차단해서는 안되며, 참사때 황제 골프를 쳐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를 위반하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큰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제가 제미나이에 물어보니 이재명 대통령은 결국 재판받아야 한다고 한다”고 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그동안 물어봤던 질문, 맥락, 사용자의 생각에 인공지능이 훈련된다”면서 “국정을 총괄하고 있는 대통령이 본인에게 함몰된 생각들 속에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봐서 해야 될 정도의 상태가 아닌가 싶어서 걱정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X(옛 트위터)에 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문제와 관련한 제미나이 답변을 소개했다. 야당은 “국정을 제미나이에게 묻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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