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험생 사이 퍼진 '수능약·면접약'…청소년 처방 22%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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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면접을 준비하던 수험생 김 모 양은 학원 교사의 권유로 이른바 '면접약'으로 불리는 인데놀을 복용했다. 김 양은 혼자 병원을 찾아 면접을 앞두고 있다며 약을 처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데놀은 시험 때 긴장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 아니다"라며 "그런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본인이 처방받지 않은 약을 친구끼리 나눠 먹는 것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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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5만건으로 연중 최고…청소년 안전성 주의

(서울=뉴스1) 한민아 기자
"학원 선생님이 한번 먹어보라고 해서 먹었어요"
당시 의사는 복용 경험이 있는지만 물었을 뿐 약에 대한 별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양은 약의 본래 용도도 알지 못했다. 주변에도 긴장을 줄이기 위해 인데놀을 복용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고3 수험생 최 모 양도 지난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친구에게 받은 인데놀을 복용했다. 약을 건넨 친구는 수능 전에 미리 복용해 보며 적응하려 했다고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대학별 논술·면접을 앞둔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수능약·면접약'을 찾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만 15~18세의 관련 의약품 처방 건수는 2023년보다 22.4% 증가했다. 친구에게 처방된 약을 나눠 먹는 사례까지 나타나면서 무분별한 복용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만 15~18세의 프로프라놀롤 성분 의약품 처방 건수는 10만 건이었다. 처방받은 환자는 3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처방 건수는 2023년 19만 2000건에서 2024년 22만 2000건, 지난해 23만 5000건으로 늘었다. 2023년보다 2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처방 환자 수도 4만 7000명에서 5만 9000명으로 25.5% 늘었다.
지난해에는 수능이 치러진 4분기(10~12월) 처방 건수가 6만 7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1분기 4만 7000건, 2분기 5만 8000건, 3분기 6만 1000건으로 분기가 지날수록 늘었다.
월별로는 지난해 10월이 2만 5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2024년에는 수능이 치러진 11월에 2만 300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험·면접을 앞둔 시기 관련 성분 처방 건수가 증가하는 셈이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인데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수만휘와 오르비 등에는 "긴장될 때 인데놀 많이 먹나요", "청심환 vs 인데놀", "인데놀 먹으면 당일에 덜 불안한가요" 등 약의 효과를 묻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인데놀의 주성분인 프로프라놀롤은 심장이 뛰는 속도를 늦추고 혈압을 낮추는 약이다. 고혈압과 협심증, 부정맥 등 심장·혈관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긴장할 때 나타나는 두근거림이나 떨림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험에 대한 불안 자체를 없애는 약은 아니다.
천식 환자는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져도 그 증상을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데놀은 시험 때 긴장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 아니다"라며 "그런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본인이 처방받지 않은 약을 친구끼리 나눠 먹는 것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긴장에 따른 신체 반응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의학적 질환에 사용하는 약인 만큼 시험 때 떨지 않으려는 목적으로만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숙 의원은 "청소년의 프로프라놀롤 처방이 증가하는 만큼 시험이나 면접을 위한 부적절한 사용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교육당국은 입시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정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lin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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