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위브 신용 불안에 AI 관련주 흔들… 증권가 “위기 확산 가능성 낮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2026. 10. 2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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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금융이 잘 굴러가면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사이클이 멈추면 부담이 된다. 한쪽에서 수익 흐름이 끊기거나 금리가 크게 오르면 문제가 쉽게 확산할 수 있다."

금리 부담 이길 만큼 수익 낼 수 있나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어위브가 신용 위험에 맞닥뜨렸다 해도 AI 전반으로 금융위기가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어위브는 7월 GPU 서비스 가격을 25% 인상했는데 이는 AI 컴퓨팅 수요와 기존 인프라의 현금창출 능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금융시장 내 신용 불안과 달리 GPU 임대시장에서는 아직 수요 감소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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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수요는 견조… 수익 정체, 고금리 지속 시 순환금융 리스크 재점화될 수도
코어위브가 뉴욕 증시에서 10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15.46% 급락한 데 이어 16일에도 11.91% 하락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순환금융이 잘 굴러가면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 사이클이 멈추면 부담이 된다. 한쪽에서 수익 흐름이 끊기거나 금리가 크게 오르면 문제가 쉽게 확산할 수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의 말이다. 미국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채권 가격과 주가가 동반 급락하면서 AI 사이클을 떠받치는 순환금융에 대한 우려가 다시 뉴욕 증시를 흔들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AI 컴퓨팅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전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코어위브가 차지하는 비율도 제한적인 만큼 이번 신용 불안이 AI 산업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어위브가 뉴욕 증시에서 10월 14일(이하 현지 시간) 15.46% 급락한 데 이어 16일에도 11.91% 하락했다. 90달러(약 12만 원) 선을 바라보던 주가는 8거래일 만에 60달러 초반대로 주저앉았다(그래프 참조). "수주 잔고만으로도 빚을 모두 갚고 남는다"(마이클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최고경영자), "코어위브 재무 건전성이 날마다 개선되고 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등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지만 투자자들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코어위브의 신용 불안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앞서 채권시장에서 먼저 불거졌다. 6월 연 9.625% 금리로 판매된 채권 수익률은 꾸준히 상승해 10월 13일 15% 수준까지 올랐다. 여기에 이튿날 발표된 9월 미국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더해져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코어위브 주가 하락은 한 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주가가 15% 폭락한 10월 14일 엔비디아(-3.16%) 등 애플을 제외한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기업과 반도체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또다시 AI 기업들의 순환금융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코어위브에 엔비디아란? 투자자이자 공급자

코어위브는 네오클라우드 1위 기업으로,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들여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가 코어위브에 지분을 투자하면 코어위브는 이 투자금에 차입금을 보태 다시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는 구조다. 또 엔비디아는 코어위브가 다른 고객에게 판매하지 못한 연산 용량을 사들이는 고객 역할도 한다. 이는 AI 인프라 확장을 앞당기지만, 최종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엔비디아는 투자지분 가치 하락 및 GPU 판매 감소 상황에 동시에 노출된다.

이러한 순환금융은 AI 시장 전반에서 나타난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의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는 오픈AI에도 투자했다. 앤트로픽 역시 자사에 지분을 투자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자원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들 하이퍼스케일러는 엔비디아의 GPU를 구매한다. 이런 방식으로 주요 칩 제조사와 클라우드 기업, AI 개발사가 투자 및 공급계약으로 연결돼 있어 한 기업의 신용 불안이 금융 사슬과 공급망의 영향을 받아 다른 회사의 매출 감소 및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10월 1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5년 AI 기업에 유입된 투자금의 55.2%가 다른 AI 기업에서 나왔다. 투자한 기업과 투자를 받은 기업이 동시에 공급자와 고객 관계인 거래도 금액 기준 46.4%에 이르렀다.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도 신용 불안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위성정보 분석업체 신맥스에 따르면 올해 가동이 계획돼 있던 미국 데이터센터 가운데 약 2GW(기가와트) 규모가 9월 말까지 부지 정리조차 시작하지 못해 연내 완공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전력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지역 주민의 반발까지 겹쳤다. 데이터센터 가동이 지연되면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 업체는 차입금 이자와 건설장비 비용을 감수해야 하고 투자 회수 시점도 늦어진다. 이는 투자자이자 GPU 공급업체인 엔비디아에도 부담이 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순환금융이 닷컴버블 당시 자금조달 방식과 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통신장비 업체들은 고객인 통신사업자에 자금을 제공해 자사 장비를 구매하도록 했다. 그러나 통신사업자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자 장비 업체들은 금융 손실과 매출 감소라는 이중 타격을 입었다.

금리 부담 이길 만큼 수익 낼 수 있나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어위브가 신용 위험에 맞닥뜨렸다 해도 AI 전반으로 금융위기가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첫 번째 근거로 제시되는 건 여전히 견조한 컴퓨팅 수요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어위브는 7월 GPU 서비스 가격을 25% 인상했는데 이는 AI 컴퓨팅 수요와 기존 인프라의 현금창출 능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금융시장 내 신용 불안과 달리 GPU 임대시장에서는 아직 수요 감소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근거는 AI 사이클에서 코어위브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승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30년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캐파(CAPA·생산능력)에서 코어위브의 공급 비중은 4.5%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투자 전문가인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금리 부담이 커지자 레버리지를 많이 쓰는 네오클라우드 업계에서 신용 문제가 먼저 터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지금은 데이터센터 자산가치가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설령 네오클라우드 업체가 파산하더라도 하이퍼스케일러는 계속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국면인 만큼 관련 자산이 싸게 나오면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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