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예고했지만...'네 번째 유예' 기로, 왜?

유재희 기자, 세종=오세중 기자 2026. 10. 2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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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1월 가상자산 거래 과세 시행을 예고했으나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단 한곳도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해외거래소의 소득정보 확인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가상자산 과세가 또한번 유예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을 과세하려면 취득가액 산정과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거래내역 확인을 비롯해 스테이킹(암호화폐를 일정 기간 동안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 후 보상을 받는 방식)과 에어드롭(무료로 수많은 지갑 주소에 암호화폐 토큰이나 코인을 무단으로 배포하는 것) 등 거래 형태별 과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발전하면서 거래방식이 다양화·복잡화되고 있어 명확한 과세기준을 마련해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가 과세 자료 제출 시스템을 구축·검증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해외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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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인프라 제자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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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49차례 협의에도 가상자산 과세 인프라 '제자리'…거래소 "세부안 확정 후 9개월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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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의 가상자산 경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2.3% 성장한 4491억 달러(약 603조원)으로 동아시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AI 관련 가상자산 거래가 특히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6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2026.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정부가 내년 1월 가상자산 거래 과세 시행을 예고했으나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단 한곳도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과세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시스템 개발이 미뤄진 것이다. 여기에 해외거래소의 소득정보 확인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 가상자산 과세가 또한번 유예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정부와 거래소는 49차례 과세 관련 협의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과세 시스템을 마련한 거래소는 없다.

빗썸은 지난해 11월 국세청에 가상자산 과세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지 못했다고 보고한 이후 이달까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빗썸은 과세 시스템의 필요성·구조를 검토했지만 법령·서식 등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 개발에 착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빗썸은 단계별 준비기간을 병행하더라도 시스템 개발을 위해 최소 6~9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과세당국의 테스트 환경이 마련된 시점부터 △세부 요건 검토·확정 2개월 △시스템 설계·개발 4개월 △데이터 정합성 검증과 과거자료 이관 2개월 △과세당국 연계시험 및 통합테스트 2개월 △이용자 검증과 장애대응 훈련·안정화 1개월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2027년 거래 소득에 대해 2028년 5월 신고분부터 검증한다는 입장인 만큼 과세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 내년 1월 과세 시행 시점을 넘기는 기간이 필요한 셈이다.

코인원 역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부 논의는 진행한 바 있으나 작업 착수는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두나무)는 거래명세서와 집계표 항목 확정 이후 개발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고, 코빗은 내년 3월 31일까지 성능시험과 인터페이스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팍스(스트리미)는 시스템 설계 방향성을 초기 검토하는 단계다.

아울러 거래소들은 박수영 의원실에 구두로 "대규모 과세 시스템을 짧은 기간에 구축할 경우 충분한 보안·성능·장애복구 검증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검증·안정화를 위해 약 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며, 준비가 미흡할 경우 거래자료 누락이나 비거주자·외국법인에 대한 원천징수 및 조세조약 적용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해외 거래소의 소득정보 확보에도 시차가 벌어진다. 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7년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른 정보교환에 참여하는 국가는 한국·일본·영국 등 46개국이다. 내년 과세 시행 시 대상국의 약 43%와는 CARF를 통한 정보교환이 어렵다고 분석됐다.

과세 인프라 부족 문제가 드러나면서 야권에 이어 여권에서도 시행 연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소득 과세 시행일을 내년에서 사실상 2029년으로 늦추는 취지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과세 준비 부족이 2020년 법제화 이후 네 번째 유예의 충분한 근거가 되는지를 놓고 정치권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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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네 번째 유예' 기로…거세진 정치권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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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과세인프라 구축현황/그래픽=최헌정

가상자산 과세 준비가 아직 안된 만큼 정치권에서도 이를 또한번 유예해야한다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미 세차례 유예된 데다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반발도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가상자산 과세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초과분에 20%의 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 22%)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 말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돼 2022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과세체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연기됐다.

세차례 연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준비는 되지 않은 상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과세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거래소는 한곳도 없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두나무)는 거래명세서와 집계표 항목 확정 이후 개발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고, 코빗은 내년 3월 31일까지 성능시험과 인터페이스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고팍스(스트리미)는 시스템 설계 방향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다. 코인원 역시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부 논의는 진행한 바 있으나 작업 착수는 보류 중"이라고 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거래소별로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거래내역 조회 범위에도 차이가 확인됐다. 업비트는 2019년 1월부터 전체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지만 빗썸은 최대 1년, 1만5000건 이내에서 조회할 수 있다. 코인원은 온라인에선 2021년 이후 거래내역을 최대 12개월 단위로 조회할 수 있다. 코빗은 최대 1년 범위에서 조회할 수 있고 고팍스는 조회 기간에 제한이 없다.

현재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당론으로 결정한 상태다. 송언석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 폐지 법안을, 김상훈·정성국 의원은 각각 과세 시행을 2~3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여권에선 박민규 의원이 과세 시행을 내년에서 사실상 2029년으로 늦추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세법 심사를 담당하는 재경위 소속 여당 의원들도 과세 유예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지난 13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기본공제액을 어떻게 바꿀지, 손실공제를 확대할지 하는 논의를 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의 여지를 밝혔다.

정치권의 유예 움직임에는 과세 인프라 미비에 따른 정책적 부담보다 청년층·개인투자자 등 과세에 반발하는 민심을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의 대원칙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정부와 집권당이 해야 할 일은 '과세의 포기'가 아니라 '합리적 설계'"라며 "민주당은 정치공학적 표 계산을 내려놓고, 민생 개혁 정당의 길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 검토보고서에서도 "조세소위원회 논의 등을 통하여 이미 결정된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여부를 번복하는 것은 조세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가상자산 과세 유예 여부는 오는 11월 국회의 세법개정안 심사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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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두 달 앞두고…과세기준 마련 막막, 유예론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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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를 시행을 두 달 앞두고 유예론이 고개를 든다. 과세 당국의 과세 기준 마련이 쉽지 않은 물론 거래소의 관련 인프라 미비도 유예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전날 업계, 관련 전문가를 한데 모아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가상자산 시행 두 달을 앞두고 업계 얘기 등을 청쥐하는 취지였다.

권대영 재경부 1차관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며 "그 원칙이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과세 인프라와 시장 규율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간 정보교환 여건,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신고 편의 등 준비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며 "제기된 의견을 충분히 숙고하고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확정 과세보다는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가상자산을 과세하려면 취득가액 산정과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거래내역 확인을 비롯해 스테이킹(암호화폐를 일정 기간 동안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 후 보상을 받는 방식)과 에어드롭(무료로 수많은 지갑 주소에 암호화폐 토큰이나 코인을 무단으로 배포하는 것) 등 거래 형태별 과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해외 거래정보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거래소와 달리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이용한 거래는 과세자료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과세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가간 가상자산 정보 교환 체계도 아직 미흡하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적용하지만 미국은 2029년에야 참여한다. 국가 간 정보교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생길 과세 문제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납세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과세 기준이 중요한데 과세 기준 마련부터 법 개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정부로서도 내년 1월에는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발전하면서 거래방식이 다양화·복잡화되고 있어 명확한 과세기준을 마련해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가 과세 자료 제출 시스템을 구축·검증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해외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과세 유예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2027년 1월 1일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국세청이 예정대로 11월에 과세 기준을 담은 안을 고시할 것"이라며 "가상자산이 기술적인 영역이 있는 만큼 국민이 보고 이해하기 쉽도록 사례별로 안내서도 따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시내용에는 법의 위임 받은 한도 내에서 기술적인 과세 기준에 따른 계산 방법이 담길 것"이라면서도 "가상자산 과세의 이슈가 되는 스테이킹(암호화폐를 일정 기간 동안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 후 보상을 받는 방식) 등에 대한 과세여부 판단 문제는 법 해석이 필요해 재경부와 국세청이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아직 협의해야할 사안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된 뒤 세 차례 유예됐다. 현재 유예 법안이 다수 올라왔지만 만약 추가적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세금을 내야한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 가운데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유재희 기자 ryuj@mt.co.kr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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