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불필요한 업무 없애는 혁신이 먼저죠” [차 한잔 나누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실 인공지능 전환(AX)의 전문가라는 건 없다고 봅니다."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남산소월타워에서 만난 이형진 SK브로드밴드(SKB) AI 보드 팀장은 "(자칭 전문가 중에) 진짜 사내 문화까지 바꿀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며 이렇게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매주 일정 시간을 AI 학습과 활용에 쓰는 '몰입 시간', 현장의 AX 전파자 역할을 하는 'AI 프런티어' 등을 운영 중이고 연말에는 해커톤과 에이전트 콘테스트를 열어 직접 만든 도구뿐 아니라 활용 사례도 공유하고 보상할 계획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발자 대신 현업 중심 AX팀 꾸려
현장 비효율 걷어낸 뒤 AI 적용나서
“AI 전문가 따로 없어… 문화 바꿔야”
경험 공유 사내 커뮤니티도 활발
“AI 일상화로 팀 해체되는게 목표”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남산소월타워에서 만난 이형진 SK브로드밴드(SKB) AI 보드 팀장은 “(자칭 전문가 중에) 진짜 사내 문화까지 바꿀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며 이렇게 말했다. AX는 기술 도입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각 조직의 업무와 문화를 함께 바꾸는 과정인 만큼, 누군가 대신 정답을 제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얘기다.

SK브로드밴드가 AX 전담 조직인 AI 보드를 꾸리면서 개발자보다 현업 인력을 더 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AI 보드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7인 팀으로, 개발자는 두 명뿐이고 나머지는 유선·미디어·마케팅 직원이다. 기술 수준보다는 그 일이 왜 필요하고 어디서 막히는지 아는 ‘도메인 지식’이 먼저라는 판단이 우선한 결과다.
지난 1년간 AI 보드가 찾은 답은, 에이전트를 만드는 게 곧 AX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팀장은 “에이전트를 만들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 에이전트로 실제 업무가 줄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AI를 붙이는 것보다 불필요한 업무부터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범 초기 과제인 기안문 작성 에이전트도 마찬가지였다. 작업 과정에서 기안문 작성을 자동화할 기술보다는 복잡한 결재선과 불명확한 기준이 업무상 더 큰 병목이라는 걸 확인했다. 반복성·투입 시간 등을 따져 비효율을 먼저 걷어낸 뒤 필요한 부분에 AI를 적용하는 업무 프로세스 혁신(PI)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에 AI 보드는 현장의 문제를 발굴하는 창구로 ‘오픈 오피스 아워’(OOH) 제도를 마련했다. 글로벌 데이터 기업 팔란티어가 엔지니어를 현장에 보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 모델을 참고했다. 직원이 업무상 고민을 올리면 담당 매니저가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필요한 도구와 구현 방법을 찾는다. 손승현 AI 보드 매니저는 “(특정 조직에서)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게 아니라 현업 부서와 같이 풀어가는 것”이라며 “AI 보드는 ‘러닝메이트’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OOH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도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에 AI 보드는 출범 초기 CEO와 직접 티미팅을 통해 병목과 필요한 지원을 전달했고, 이후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 전사 AX TF를 통해 정례적으로 논의하는 체계로 확대됐다. 이 팀장은 “기술과 비용, 기업 문화의 삼박자가 맞아야 AX가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보드가 만든 사내 AX 커뮤니티 ‘단비’는 현업의 AI 활용 경험을 전사 자산으로 확산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지난 7월 전사 공개 뒤 가입자는 267명에서 지난달 중순 1088명으로 늘었고, 참여 조직도 13개에서 43개가 됐다.
이 같은 자발적 참여 분위기의 배경엔 AX 정착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깔려 있다. AX를 추가 업무로 느끼지 않게 시간과 혜택을 보장하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매주 일정 시간을 AI 학습과 활용에 쓰는 ‘몰입 시간’, 현장의 AX 전파자 역할을 하는 ‘AI 프런티어’ 등을 운영 중이고 연말에는 해커톤과 에이전트 콘테스트를 열어 직접 만든 도구뿐 아니라 활용 사례도 공유하고 보상할 계획이다.
이 팀장이 그리는 종착점은 역설적으로 AI 보드의 ‘해체’다. 그는 “마치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처럼 AI와 함께 일하는 문화가 일상에 공기처럼 녹아들게끔 하는 것이 진짜 목표”라며 “그땐 이 팀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윤솔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갑 속 1억5000만원 수표…청춘스타 이창훈, 그 거액이 어머니에게 향한 이유
- 금값 25% 급락했는데 아직 안 끝났다…“진짜 고점은 2030년 전후” [잘살아보세]
- “대파라면 실패” 로봇 셰프…두 번의 실패는 없었지만, 가격은 3500원 해주세요!! [29면]
- “김정은, 뇌출혈로 中병원 이송·사망설” 확산에… 북한 사진 공개
- 대학 등록금 180만원 시절, 매달 현금 1000만원 쓸어 담던 코러스 가수의 정체
- 연수입 2억5000만원…김상혁, 상하차·찐빵집 뛰며 일군 반전 자산
- 28억 전세 끼고 39억 아파트 사더니…나연이 청담동 95억 건물까지 산 이유
- 아이돌 하고 싶으면 대학부터?…아이비리그·이화여대 거쳐 무대 오른 스타들
- 이혼의 흉터를 훈장으로 바꾼 오윤아·최정윤·강성연의 ‘인생 리빌딩’
- “속도위반? 경험 없어요”…‘예비 부부’ 강균성·‘7년 완주’ 김원중의 혼전순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