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일자리 10개 중 9개는 비정규직…채용 숫자에 가린 고용의 질

김우진 기자 2026. 10.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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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늘어난 임금근로자 10명 중 9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규모는 867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정규직과의 월평균 임금 격차도 194만 원으로 가장 크게 벌어졌다.

늘어난 근로자 10명 중 9명이 비정규직이란 의미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도 38.5%로 종전 최고 기록인 2021년(38.4%) 기록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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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시간제 중심 일자리 증가…정규직과 월급 격차도 194만 원 '최대'
"직무가치 따른 임금·경력 개발 지원해야"…정부, 연내 동일임금 로드맵 마련
20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 2026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2026.10.20 ⓒ 뉴스1 최지환 기자

(세종=뉴스1) 김우진 기자 = 올해 늘어난 임금근로자 10명 중 9명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규모는 867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정규직과의 월평균 임금 격차도 194만 원으로 가장 크게 벌어졌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시간제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늘면서 고용 확대가 일자리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채용 인원을 늘리는 데 치우친 고용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 형태보다 직무의 가치에 맞춰 임금과 처우를 보장하고, 교육·일경험을 통한 경력 개발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다. 고용노동부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정규직 1만 명 늘 때 비정규직은 10만 명 늘어

국가데이터처가 21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8월 임금근로자는 1년 새 11만 3000명 늘었다. 이 중 10만 3000명이 비정규직이었다. 늘어난 근로자 10명 중 9명이 비정규직이란 의미다.

집계된 비정규직은 867만 1000명이다. 2003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도 38.5%로 종전 최고 기록인 2021년(38.4%) 기록을 넘어섰다.

정규직과의 월평균 임금 격차도 194만 원으로 2004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주당 평균 18.6시간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를 빼고 비교해도 비정규직은 월 309만 8000원으로, 정규직(405만 2000원)보다 매달 95만 4000원을 덜 받는다.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수원시 일자리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6.10.20 ⓒ 뉴스1 김영운 기자

60세 이상이 비정규직 증가 견인…재정 일자리·기업 사정 맞물려

비정규직 근로자 수 증가는 고령층에서 두드러졌다.

60세 이상 비정규직은 1년 새 13만 5000명 늘었다. 전체 비정규직 증가 폭을 웃도는 규모다. 60세 미만 연령대를 합치면 오히려 3만 2000명 줄었다. 시간제 근로자도 15만 2000명 늘어 전체 비정규직의 절반을 차지했다.

김락현 데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은 "고령층 취업자 내에서는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취업자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임금 격차가 커진 데 대해서도 "60세 이상 고령층 근로자가 증가한 부분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일자리 정책의 방향성을 지적했다. 노동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유재원 메이데이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일자리 증가가 민간 경기 회복을 반영한 결과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주도하는 재정·단기 일자리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경기 변동에 대응하려는 기업의 채용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경기 변동에 기업은 더 민감해질 것이고, 특히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장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시간제 등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고, 이러한 일자리에 고령자와 여성 구직자가 주로 유입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8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도우 기자

"채용 인원보다 직무 가치"…정부, 동일임금 로드맵 연내 마련

전문가들은 채용 숫자만 늘리는 일자리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 교수는 비정규직 중심의 고용 확대 흐름이 앞으로 더 굳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플랫폼이나 디지털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이런 비정규직 형태의 일자리가 더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법으로는 직무 가치에 맞는 근로조건 보장과 경력 개발 기회 확대를 제시했다. 권 교수는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직무의 가치에 비례하는 정당한 근로 조건이 부과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과 일경험 등 경력을 쌓을 기회를 넓히고, 노사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유 변호사도 "단순 채용 머릿수를 늘리는 미봉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직무급제 도입을 대안으로 꼽았다. 직무급제는 근속 연수가 아닌 맡은 일의 가치에 따라 임금을 정하는 제도다. 근로자 복지·후생도 개별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국가가 보편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처우개선 대책은 아직 공공부문 중심이다. 정부는 지난 4월 1년 미만 기간제에 '공정수당'을 주는 처우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대상은 공공부문에 한정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8일 고용 형태나 성별과 관계없이 같은 가치의 일에 같은 임금을 주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실현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로드맵에 민간부문의 처우 격차를 줄일 구체적인 방안이 담길지가 관건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유승관 기자

woojink3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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