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마다 수천만원 들여 몸 속 배터리 교체하는 뇌전증 환자들의 희망

진은혜 더비비드 기자 2026. 10. 22.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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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취중잡담] 전자약 스타트업 오션스바이오 이현웅 대표 인터뷰
오션스바이오 이현웅 대표. /더비비드

“처음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들여와 상용화하려다 무산됐고, 회사 생존을 위해 숙취해소제까지 만들어 팔았습니다. 이후 뇌전증 치료용 미주신경 자극기(VNS)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의 벽을 느꼈습니다. 결국 하드웨어가 아닌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할 소프트웨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2018년 설립된 오션스바이오는 미주신경 전기 자극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약(Electroceutical) 스타트업이다. 대표 제품은 뇌전증 치료 기기에 연동되는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용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Medical Device, SaMD)다.

기존의 뇌전증 치료기는 24시간 내내 동일한 전기 신호를 방출한다. 환자 상태와 상관없이 구동되니 맞춤 치료와는 거리가 멀고 배터리도 쉼 없이 돌아간다. 뇌전증 환자는 3~5년 주기로 3000만~5000만원을 들이며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오션스바이오의 SaMD는 AI가 환자의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발작 전조증상을 예측하고, 필요한 순간에만 전기 신호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험 신호가 잡힐 때만 기기를 구동하면 되니 보수적으로 잡아도 배터리를 약 30% 아낄 수 있다.

뇌전증 치료기 SaMD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시각 자료. /오션스바이오

주요 타깃은 미국 시장이다. 병원 경영 관점에서 뇌전증은 비용 대비 효용이 적은 질병이다. 시술 단가는 높지 않은데 입원하면 병실을 내줘야 하니, 뇌전증 입원 환자가 많아질수록 손해율이 커지는 구조다. 발작 증세 발현 전에 치료기로 다스려, 병원 방문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 그래서 미주신경 자극기의 수명을 늘려달라는 수요가 꾸준히 있었다.

오션스바이오는 뾰족한 문제를 겨냥하며 벤처 생태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리즈A까지 약 6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연구 과제도 두루 따냈다. 벤처기업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한 ‘2025 벤처창업진흥 유공 포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눈부신 성과 뒤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다. 2022년 서울대 의대에서 열린 창업경진대회 ‘디데이’에서 디캠프와 인연을 맺은 이후 말 그대로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다.

오션스바이오는 미주신경 자극이라는 기술적 뿌리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미주신경을 자극해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분비를 유도하는 ‘체외형 불면증·우울증 치료 의료기기’도 도전 과제다. TaVNS(비침습 경두개 귀신경자극)을 활용해 미주신경이 지나는 귀 부근을 자극하는 기기로, 이어폰처럼 착용하면 된다. 웰니스 기기 ‘비코즈유’(BeCozU)도 개발했다. 비코즈유는 출시되자마자 미국에서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전자약 회사가 아니라 글로벌 전자약 회사,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자신 있습니다. 하드웨어 회로와 펌웨어에 전문성이 있는 의공학 박사, 국제 학술지 네이처 본지에 이름을 올린 연구자, 상장을 두 번 경험한 비즈니스 전문가 등 우수 인력이 한마음 한뜻으로 달려나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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