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제2의 얄타회담 열리나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2026. 10. 2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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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러 정상 APEC서 회동설
우크라 종전 문제 등 논의 가능성
1945년 2월 소련 크림반도 얄타에서 열린 얄타회담 당시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왼쪽부터),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공산당 서기장이 나란히 앉아 있다. 3국 정상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두고 독일의 전후 처리와 새로운 국제질서 등을 논의했다. /미 육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참여하는 3자 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세계 1~3위 핵보유국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는 3자 회담이 성사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3국이 2022년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논의도 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중국·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정상 회담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3국이 회담을 논의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9일에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한다면 주최국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자 회담을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회담 가능성에 불을 지핀 바 있다. 다만 중국은 아직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회담이 성사될 경우 세계 최대 군사 강국인 3국이 마주 앉아 핵무기 감축과 국제 안보 등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감축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종전뿐 아니라 무역과 국제 안보까지 논의 범위를 넓히려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을 두고 ‘제2의 얄타회담’이라는 시선도 있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영국의 윈스턴 처칠,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은 나치 독일의 패망을 앞둔 1945년 2월 4~11일 소련 크림반도 얄타의 리바디아 궁전에 모여 독일의 분할 점령과 폴란드·동유럽의 미래, 유엔 창설, 소련의 대일전 참전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다만 3국이 실제로 세계 질서 재편에 합의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1945년 얄타회담 당시 미국·영국·소련은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는 동맹국이었지만 지금의 미국·중국·러시아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강대국 지위 회복을 원하고 미국은 핵 군축을 중시하는 반면 중국은 대만과 일본 문제에 대한 미국·러시아의 입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얄타회담도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지는 못하고 전후 동유럽의 지배권을 둘러싼 미국과 소련의 갈등은 세계를 양분한 냉전으로 이어졌다.

이번 논의를 두고 당사자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반발했다. 2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크라이나와 우리의 미래가 논의된다면 우리가 협상 테이블에 참여할 때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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