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학자, 하영 증조부 논란에 “한국서 친일파는 매국노…일본 좋아하는 사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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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을 한국 사회의 반일 감정과 연결해 해석하는 일본 내 시각에 대해 일본의 역사학자가 반론을 제기했다. 한국에서 '친일파'는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화에 협력한 매국노를 뜻하는 역사적 용어인 만큼, 친일파 청산 논쟁을 현재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문제의 근원은 일본의 식민지배에 있기 때문에 친일파 청산은 넓은 의미에서 한일 간 역사 문제"라면서도 "한국 내부에서 벌어지는 친일파 관련 논쟁을 현재 일본에 대한 반감이나 비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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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을 한국 사회의 반일 감정과 연결해 해석하는 일본 내 시각에 대해 일본의 역사학자가 반론을 제기했다. 한국에서 ‘친일파’는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화에 협력한 매국노를 뜻하는 역사적 용어인 만큼, 친일파 청산 논쟁을 현재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조선 근대사 연구자인 오노 야스테루 규슈대 준교수는 지난 11일 공개된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친일파는 일본을 좋아하거나 일본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오노 준교수는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 전부터 사용된 말로, 매국노라는 의미로 쓰인 지 약 120년이 됐다”며 “일본에서는 여전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4월 일본에서 한국의 친일파 문제를 다룬 저서 ‘친일파-매국과 애국의 한국사’를 출간했다.
앞서 하영은 지난 8월 7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 가문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증조부가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고종을 진료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로 알려지면서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했다.
논란은 일본에도 전해졌다. 일부 일본 언론과 논객들은 조상의 과거 행적을 이유로 후손이 비난받는 상황을 ‘현대판 연좌제’라고 비판했다. 한국 사회의 반일 감정이 논란의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노 준교수는 한국의 친일파 청산 문제가 현재 일본에 대한 호감이나 반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친일파 청산이 오랜 기간 지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은 해방 이후인 1948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출범시켰지만 청산 작업은 좌절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0년대 중반 국가 차원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이 본격화했다.
오노 준교수는 일제강점기 부와 지위를 누린 친일 인사들이 해방 이후에도 재산을 늘려온 점을 지적했다. 친일파 청산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논쟁에는 역사적 책임뿐 아니라 식민지배 시기에 형성된 부와 특권이 해방 이후에도 이어진 불평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문제의 근원은 일본의 식민지배에 있기 때문에 친일파 청산은 넓은 의미에서 한일 간 역사 문제”라면서도 “한국 내부에서 벌어지는 친일파 관련 논쟁을 현재 일본에 대한 반감이나 비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친일파 청산의 필요성과 후손에게 조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족문제연구소 역시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확인하면서도 그 책임을 하영에게 전가하는 연좌제적 비난에는 반대했다. 연구소는 역사적 과오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은 행위 당사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후손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식민지배 아래 형성된 사회적 자산이 해방 이후 어떻게 승계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상호, 명백한 친일 행위” 평가…하영 출연작 영향

민족문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안상호는 1909년 안중근 의사에게 피살된 이토 히로부미를 추도하기 위해 조직된 국민대추도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과 1918년, 1920년 경성부 협의회원에 임명됐으며, 1916년에는 내선융화를 내세운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했다. 1924년부터는 반일운동 배척을 표방한 친일단체 동민회에도 참여했다.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는 안상호가 자신을 일본인과 같다고 소개하면서 조선 옷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인터뷰가 실렸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 같은 기록을 근거로 안상호가 명백한 친일 행위를 했다고 평가했다. 안상호가 2009년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당시 확보된 자료로는 선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록을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미등재가 친일 행적이 없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영의 소속사는 논란 초기 친일 의혹을 부인했다가 관련 기록을 확인한 뒤 입장을 바꿨다. 하영은 8월 12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가족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영은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며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사과했다.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의혹을 부인한 데 대해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관련 논란으로 하영은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 시즌2·3에서 하차했고, 제작진은 하영이 연기했던 간호사 천장미 역에 배우 정예인을 새로 캐스팅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9일 시즌2·3 동시 제작을 공식 발표했다.
하영이 배우 이제훈과 함께 주연을 맡아 촬영을 마친 SBS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도 당초 예정됐던 2027년 상반기 편성에서 제외됐다. SBS는 19일 편성을 조정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수많은 스태프와 출연진이 함께 제작한 작품인 만큼 다각도로 방안을 고심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송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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