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국정까지 묻느냐"... 이 대통령 '제미나이 반박' 되레 논란 키웠다

이성택 2026. 10. 2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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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답변을 빌려 "위헌적 억지"라고 반박했다.

본보가 구글 제미나이에 '중수청장,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의 헌법적, 법적 근거를 알려달라'고 질문하자 이 대통령의 게시글과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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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중립성·독립성 훼손 지적엔
李 "사건 수사 지휘 안 해" 선 그어
"AI에 국정 문의 부적절" 지적에도
靑 "일각의 편향된 시각 짚은 것"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중대범죄수사청장과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답변을 빌려 "위헌적 억지"라고 반박했다. AI조차 문제가 없다고 답하는 사안이라는 취지를 강조한 것이지만 "AI에 국정까지 묻느냐"는 지적까지 더해지며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킨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부조직법 제11조를 부정하는 공소청장,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은 위헌적 억지"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는 헌법 조항과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서 법령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는 정부조직법 조항을 인용해 "검찰 개편으로 설치되는 공소청과 중수청 역시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행정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기관의 장이라면, 헌법상 최고 정책심의기구인 국무회의에 공식 배석하여 국정 전반을 조율하고 소관 사무를 투명하게 논의하는 것이 헌법적 책임정치에 부합한다"며 "이를 막겠다는 것은 법률이 보장한 대통령의 행정감독권을 무력화하고, 수사·기소 기구를 민주적 통제 밖의 '밀실 속 치외법권 성역'으로 두겠다는 위험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용 중수청장과 이정현 공소청장(검찰총장) 직무대행의 국무회의 정례 참석은 수사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인식 아래 회의 참석을 지시해 두 사람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다만 이 대통령의 게시글 중 어디까지가 제미나이의 답변인지는 명확지 않다. 본보가 구글 제미나이에 '중수청장, 공소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의 헌법적, 법적 근거를 알려달라'고 질문하자 이 대통령의 게시글과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다만 '이들의 국무회의 참석은 문제가 없나'라고 묻자 제미나이는 "법적 근거의 타당성과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훼손 우려라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논란이 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靑 "일각의 편향된 시각 짚은 것"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을 AI에 묻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엔 "AI를 완벽히 신뢰한다는 뜻이 아니라, AI조차 이렇게 답변하는 사안까지 일각에서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0분 뒤 별도 게시글을 올려 "산림청장,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 등 모든 청장이 다 (국무회의에) 참석해서 논의한다"며 "수사권한 기관을 특별 취급하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비정상화의 정상화"라고 밝혔다. "장관들에게 구체적 인허가 지시도 하지 않는 것처럼 구체적 사건 수사 지휘는 하지 않을 테니 걱정 않으셔도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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