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한반도 바다…33일 만에 북항 떠난 '부캉이'가 남긴 것은

박성환 기자 2026. 10. 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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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를 벗어나지 못했던 흑상어 '부캉이'가 마침내 수로 밖으로 나왔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발견된 상어는 장기간 수로에 머물며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상어가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해수욕장이나 연안 레저 활동 전반의 위험이 커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출현 지역과 종별 특성을 고려한 정보 제공과 대응 절차는 필요하다.

부캉이는 상어 한 마리의 출현이 해양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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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역 표층 수온 58년간 1.60도 상승…세계 평균 2배 넘게 올라
동해 대형 상어 혼획 1년 새 2.5배…난류성 어종 북상에 생태계 변화
상어 출현, 기후변화 영향으로 단정 일러…장기 관측·대응 체계 필요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상어 합동구조단이 21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그물과 부유시설, 잠수사 등을 투입해 흑상어 '부캉이'를 먼바다로 유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길이 3m에 암컷 흑상어인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한달 넘게 머물고 있으며, 그동안 부캉이를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은 인파는 160만 명을 돌파했다. 2026.10.2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한 달 넘게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를 벗어나지 못했던 흑상어 '부캉이'가 마침내 수로 밖으로 나왔다. 지난달 처음 발견된 이후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며 숱한 화제를 남겼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16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관심이 쏠렸지만, 부캉이가 남긴 과제는 단순한 화제성에 그치지 않는다. 한반도 주변 바다가 빠르게 따뜻해지면서 해양 생물의 서식 환경과 이동 경로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상어 한 마리의 출현을 계기로 기후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대형 상어 혼획이 늘고 난류성 어종의 분포가 달라지는 등 수산자원의 변화도 관측되고 있다. 다만 부캉이의 출현을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관측과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5년까지 58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60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표층 수온 상승폭인 0.76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반도 주변 바다가 세계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수온 변화는 해양 생물의 서식 환경과 이동 경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종마다 선호하는 수온이 다른 만큼 바다가 따뜻해지면 서식 가능한 해역이 달라지고, 먹잇감을 따라 이동하는 포식자의 분포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개별 어종의 출현을 넘어 먹이사슬과 해양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동해 대형 상어 혼획 2.5배…먹이사슬 변화 주목

실제 동해안에서는 대형 상어의 혼획이 증가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동해안에서 혼획된 대형 상어는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의 약 2.5배에 달했다. 청상아리가 37건으로 가장 많았고, 악상어와 청새리상어가 각각 10건으로 뒤를 이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의 분포 범위가 확대되면서 대형 상어의 출현도 잦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의 분포 범위가 확대되면서 대형 상어의 출몰도 늘고 있다는 게 국립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상어는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포식자다. 출현 양상은 먹잇감의 분포뿐만 아니라 해류와 계절별 수온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혼획 건수가 늘었다고 해서 상어 개체 수 자체가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정 해역으로 이동이 집중됐거나 어업 활동과 조업 여건, 신고 체계 등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어종에서도 분포와 어획 양상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동해에서는 난류성 어종인 참다랑어 어획이 늘어나는 반면, 살오징어와 명태 등 일부 어종은 어획량 감소를 겪고 있다. 수온 상승에 따른 서식 환경 변화가 수산자원의 분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어획량은 수온 외에도 자원량과 어업 방식, 조업 환경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개별 어종의 변화를 기후변화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측 자료를 토대로 원인을 구분해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상어 합동구조단이 21일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그물과 부유시설, 잠수사 등을 투입해 흑상어 '부캉이'를 먼바다로 유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길이 3m에 암컷 흑상어인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한달 넘게 머물고 있으며, 그동안 부캉이를 보기 위해 이 곳을 찾은 인파는 160만 명을 돌파했다. 2026.10.21. yulnetphoto@newsis.com

부캉이 출현도 기후변화 때문일까…원인 규명은 과제

부캉이 역시 달라지는 해양 환경을 돌아보게 한 사례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발견된 상어는 장기간 수로에 머물며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부캉이는 몸길이 약 3m의 암컷 흑상어로 확인됐다. 흑상어가 선호하는 수온은 18~26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부캉이가 북항 수로에 들어온 원인을 수온 상승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어떤 경로로 수로에 유입됐는지, 먹이활동과 해류가 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체 한 마리의 출현만으로 기후변화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결론 내리면 해양 생태계 변화를 과도하게 해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해양 생물의 이동과 출현 양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이다. 수온과 해류, 먹잇감의 분포, 상어 혼획 기록 등을 함께 축적하면 해양 생물의 이동 경로와 출현 빈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정 어종이 어느 시기, 어느 해역에서 얼마나 자주 관찰되는지 장기 자료를 확보해야 일시적인 변동과 지속적인 생태계 변화를 구분할 수 있다.

수산자원 관리 체계도 변화하는 해양 환경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어종 분포와 어획량을 기준으로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온과 서식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관측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민의 혼획 신고와 해양 관측 자료를 연계하고, 평소와 다른 해양 생물의 출현 정보를 관계기관과 공유하는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과제다.

시민 안전을 위한 대응도 빼놓을 수 없다. 상어가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해수욕장이나 연안 레저 활동 전반의 위험이 커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출현 지역과 종별 특성을 고려한 정보 제공과 대응 절차는 필요하다. 해양 생태계 변화를 과학적으로 관측하는 동시에 실제 위험에 대비하는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부캉이는 상어 한 마리의 출현이 해양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장기 관측으로 확인된 국내 해역의 수온 상승이 해양 생물의 분포와 수산자원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상어의 출현만으로 기후변화와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보다 해양 환경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온과 해류, 해양 생물의 분포 등 관련 자료를 꾸준히 축적하고, 이를 토대로 수산자원 관리와 해양 안전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캉이가 남긴 관심이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관측과 연구로 바다의 변화를 추적해 나갈 필요가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에 올린 최근 영상에서 "바깥 바다보다 수로 내부의 환경 변화가 덜하고 먹이가 있다면 즉각적으로 나갈 유인이 적을 수 있다"며 "자연의 한 구성원이자 생명체로서 존중한다면 자기 힘으로 길을 찾아 나가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번 일은 기후변화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부캉이에게 열광하는 데서 나아가 심각한 기후변화의 시대에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점도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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