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에 뿌리고 불 질러”...역삼동 연쇄방화 70대, 구속영장 신청

허나우 기자 2026. 10. 2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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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특허법인 사무실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7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사무실 출입구에 휘발유 등 인화성 액체를 뿌린 뒤 불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진행한 현장 합동 감식 및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가 두 사무실의 출입구 주변에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지른 정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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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직원 찾으며 위치 물어...현관 입구에 인화물질 뿌려
경찰, 특정인 살인 의도 확인 시 살인미수 혐의 적용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건물 두 곳에서 연달아 방화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특허법인 사무실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7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사무실 출입구에 휘발유 등 인화성 액체를 뿌린 뒤 불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수서경찰서는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체포된 A씨에 대해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20일 오전 11시54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 3층과 낮 12시1분께 한양빌딩 4층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두 건물에 있는 사무실은 모두 특허법인으로 파악, 부상자 가운데 변리사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소방 당국과 진행한 현장 합동 감식 및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가 두 사무실의 출입구 주변에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지른 정황을 확인했다.

특히 한양빌딩 4층 사무실에서는 출입구 앞 바닥에 인화성 액체를 뿌린 뒤 불을 붙이는 모습이 CCTV에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신명빌딩 3층 사무실에서도 출입구 바닥에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방화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사무실 내부로 이어지는 출입구를 범행 장소로 택한 경위와 대피를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범행 직전 A씨가 특정 직원을 찾았다는 진술도 확보됐다. A씨는 한양빌딩 내 특허법인 사무실에서 과거 자신의 특허 업무를 담당했던 B씨의 이름을 대며 근무 여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이 B씨를 모른다며 알아봐 주겠다고 하자 A씨는 “필요 없다”고 답한 뒤 출입구에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집주인도 경찰에 범행 당일 A씨가 집을 나서면서 “사기 친 놈 가만 안 둘 거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A씨가 특정인을 겨냥해 범행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정인에 대한 살인의도를 입증할 증거가 추가로 확인되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특허법인들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을 속였다고 생각해 겁을 주고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범행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방화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 A씨가 화재 발생 전 인화 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A씨의 과거 범행과도 관련이 있다.

A씨는 2022년 12월 같은 특허법인 두 곳을 찾아가 특허 등록 관련 불만을 제기하고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며 협박했다.

당시 특수협박죄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A씨는 지난해 6월께 출소한 뒤 약 1년4개월 만에 같은 장소를 다시 찾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범행을 준비한 과정과 이후 행적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범행 한 달 전 집주인에게 20일에 맞춰 주거지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범행 닷새 전에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전화 해지 방법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흘 전인 16일에는 주거지 인근에서 플라스틱 말통 2개와 라이터, 인화물질을 구입했고 휘발유는 범행 전날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 용기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앞서 A씨는 범행 약 4시간 뒤인 20일 오후 4시16분께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서 체포됐다.

허나우 기자 rightno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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