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정동길에서 흥겨운 놀이판…연희자와 시민들은 하나가 되었다[금주의 B컷]

권도현 기자 2026. 10. 2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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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가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가을밤, 서울 중구 정동길 일대에서 흥겨운 놀이판이 펼쳐졌다. ‘네오-정동: 판(NEO-JEONGDONG : 판)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6~17일 열린 정동문화축제다. 잡귀를 몰아내고 복을 맞이하기 위해 행하던 전통 의례인 ‘나례’를 현대적인 참여형 퍼포먼스로 바꾼 ‘나례희 프로젝트’로 축제가 시작됐다. 악귀를 쫓는 방상시탈과 처용, 악공들이 대한문에서 행진을 시작하자 시민들 걸음을 멈추고 행렬을 바라봤다.

처음 행렬을 마주한 시민들은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공연을 지켜봤다. 연희자들이 정동길을 따라 거닐며 손을 내밀자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졌다. 손을 잡고 행렬에 합류한 시민들은 어느새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머뭇거리던 발걸음에 흥겨운 장단이 실렸다.

공연하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 사이의 경계는 희미해졌다. 휴대전화로 순간을 기록하던 시민들도, 음악에 몸을 맡긴 시민들도 저마다 축제의 일부가 됐다. 가을밤 정동길이 연희자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흥겨운 장단으로 물들었다.

글·사진|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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