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나간 거야? 잘 가, 부캉이”…한 달 넘게 머문 북항 수로 벗어나 바다로…시민들은 해 져도 아쉬움에 못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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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간 거야? 부캉이? 부캉아 잘 가라."
해가 기울도록 수로변과 마리나브릿지 위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시선이 수면 한쪽에 쏠렸다. 오전부터 8시간 넘게 이어진 외해 유도작업 끝에 한 달 넘게 인공수로에 머물던 3m급 흑상어 '부캉이'가 마침내 바다 쪽으로 빠져나갔다.
한때 이 위치에서 부캉이가 스스로 외해로 빠져나가도록 기다리는 방안과 행정선 2척을 이용해 추가 그물을 양쪽에서 끄는 방안도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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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그물로 퇴로 막고 소형 폰툰·추가 그물로 공간 좁혀…오후 5시40분쯤 외해 이탈
외해 나간 뒤에도 1부두 인근 오가…시민들 해 진 뒤까지 남아 마지막 모습 지켜봐

부산=이승륜 기자
“나간 거야? 부캉이? 부캉아 잘 가라.”
21일 오후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해가 기울도록 수로변과 마리나브릿지 위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시선이 수면 한쪽에 쏠렸다. 오전부터 8시간 넘게 이어진 외해 유도작업 끝에 한 달 넘게 인공수로에 머물던 3m급 흑상어 ‘부캉이’가 마침내 바다 쪽으로 빠져나갔다. 작업자들은 마지막까지 그물을 붙잡고 이동 공간을 좁혔고,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든 채 부캉이의 마지막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부산시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부캉이가 외해로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지 한 달여 만이다. 다만 부캉이는 곧바로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외해 진입 뒤에도 재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그물 바깥과 옛 부산항 1부두 인근 수역을 오가는 모습이 이어졌고, 당국은 한동안 이동 경로를 지켜봤다.
◇초반 순조로웠지만…그물 접근·수로 굴곡에 속도 들쭉날쭉
이날 3차 작업은 오전부터 앞선 두 차례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계기관은 오전 7시부터 장비를 점검하고 예행연습을 거쳐 오전 9시30분쯤 본작업에 들어갔다. 강릉항 돌고래 ‘안목이’ 구조에 참여했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처음 현장 실행을 총괄했다.
초반에는 속도가 붙었다. 구조팀은 약 30분 만에 제5보도교를 지나 제4·5보도교 사이까지 이동했다. 앞선 작업과 달리 선박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폰툰(부유식 작업시설)에 연결한 그물을 육상 인력이 직접 끌어 엔진 소음과 수중 진동을 줄였다.
하지만 작업 속도는 계속 일정하지 않았다. 부캉이가 중간중간 그물 가까이 다가오면 엉킴이나 충돌을 막기 위해 작업을 늦추거나 멈춰 위치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 수로 폭도 일정하지 않아 일부 구간에서는 긴 폰툰을 대각선으로 틀어 움직여야 했다. 오전 10시쯤에는 전문 잠수사가 수중에 들어가 그물이 제대로 펼쳐져 있는지도 점검했다.

◇외해 직전 자연석에 또 막혀…오후 1시40분 일시 중단
작업팀은 이순신대로와 제1보도교를 차례로 지나 오후 1시쯤 외해와 맞닿은 마리나브릿지 초입까지 도달했다. 성공이 눈앞에 들어온 듯했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2차 작업 때와 같은 문제가 다시 나타났다.
평탄했던 인공수로 바닥이 이 지점부터 자연석이 많은 울퉁불퉁한 지형으로 바뀌면서 대형 그물을 더 끌고 가기 어려워졌다. 2차 구조 때 자연석에 그물이 걸려 작업을 포기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번에는 그물 아래 쇠파이프까지 달았지만 자연해저의 큰 굴곡까지 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구조팀은 오후 1시쯤 대형 그물을 마리나브릿지 초입에 묶어 고정했다. 한때 이 위치에서 부캉이가 스스로 외해로 빠져나가도록 기다리는 방안과 행정선 2척을 이용해 추가 그물을 양쪽에서 끄는 방안도 검토했다. 장시간 작업한 인력의 식사와 휴식까지 겹치면서 오후 1시40분쯤 작업은 일시 중단됐다.

◇대형 그물로 퇴로 막고 작은 그물 추가…오후 들어 방식 다시 변경
오후 3시쯤 작업이 재개되면서 방법은 또 바뀌었다. 기존 대형 폰툰과 그물은 뒤쪽을 막아 부캉이가 수로 안쪽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두고, 그보다 작은 폰툰과 별도의 그물을 추가 투입했다.
작업자들은 작은 그물을 수면 아래 약 3m까지 펼쳐 직접 끌면서 부캉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조금씩 좁혔다. 당초 검토했던 행정선 2척의 ‘쌍끌이’ 방식 대신 현장 상황에 맞춰 사람과 폰툰, 추가 그물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으로 다시 조정한 것이다.
이 과정도 단번에 끝나지는 않았다. 부캉이가 외해 쪽으로 움직였다가 다시 안쪽으로 방향을 트는 일이 반복됐다. 소형 폰툰을 큰 폰툰 쪽으로 다시 붙였다가 그물을 재배치하는 작업이 이어졌고, 작업선도 폰툰 옆으로 접근해 지원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 뒤에도 작업자들은 긴 막대와 그물을 이용해 이동 방향을 조절하며 마지막 유도를 이어갔다.
◇두 번 실패 보완한 세 번째 시도…한 달여 만에 외해로
이번 3차 시도는 앞선 두 차례 실패를 모두 반영한 작업이었다. 지난달 29일 1차 때는 워터펌프 물줄기와 포말 등을 이용했지만 부캉이가 뚜렷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이달 2일 2차 때는 길이 50m·높이 6.8m 맞춤형 그물로 외해 약 100m 앞까지 이동시켰으나 자연석에 그물이 걸리면서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당국은 자연 이탈을 기다렸지만 한 달 넘게 먹이 섭취 장면이 확인되지 않고 새로운 상처까지 관찰된 데다 수온 하락이 예상되면서 다시 적극적인 외해 유도에 나섰다. 이번에는 현장 지휘기관과 유도 경로, 선박 활용, 그물 구조, 잠수사 운용까지 사실상 전면적으로 다시 짰다.
결국 오후 5시40분쯤 부캉이는 재진입 방지 그물 밖 외해로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이후에도 옛 부산항 1부두 인근 수역을 오가면서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지는 않았다. 당국은 다시 인공수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그물을 유지한 채 움직임을 살피다가 해가 진 뒤 철수했다.

◇해 진 뒤까지 자리 지킨 시민들…“마지막 모습이라도”
시민들도 쉽게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마리나브릿지 위와 양쪽 수로변은 오후 늦게까지 사람들로 빼곡했고, 해가 진 뒤에도 상당수가 자리를 지켰다. 부캉이가 외해로 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혹시 옛 부산항 1부두 인근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까 수면을 바라보며 휴대전화를 든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부산을 찾았다가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한 시민은 “직접 못 봐도 괜찮다. 날씨가 더 추워지고 스트레스를 더 받기 전에 빨리 바다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캉이를 향한 관심은 북항 친수공원 방문객 급증으로도 이어졌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0일 오후 6시까지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65만6800명에 달했다.
부산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항의 관광자원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역을 통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축제와 해양관광 콘텐츠 등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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