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쳐서요" 분노의 방화…멀쩡히 '본인 명의' 등록돼있었다

오승렬 PD 2026. 10. 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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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역삼동 건물 두 곳에 연쇄적으로 불을 지른 70대 남성 이 모 씨는 지난 주 불특정 다수에게 흉기를 휘두른 최충락과 여러 면에서 유사합니다.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 범행 직전 태연한 행동을 한 점, 세상에 알리고 싶고, 뉴스 거리를 만들려 했다는 점, 특히 무고한 시민들이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었다는 점 등입니다. 오늘 뉴스룸은 특히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방화범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대부분 인정했습니다. 동기에 대해서는 특허 법인들이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씨의 특허는 본인의 주장과 달리 멀쩡히 등록이 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곧 구속영장을 신청합니다.

첫 소식, 오승렬 기자입니다.

[기자]

불이 났던 역삼동 신명빌딩 3층의 특허법인 사무실 내부입니다.

외벽과 천장이 모두 녹아내려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창문은 전부 깨져 있고 집기들도 모두 타서 부서졌습니다.

까맣게 그을린 잿더미 속에 간판 자국만 덩그러니 남아 원래 여기가 뭘 하던 곳이었는지 말해줍니다.

경찰은 이틀째 현장을 살펴보며, 불이 시작된 지점과 인화성 물질 사용 여부 등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확인했습니다.

불을 지른 70대 남성 이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행 이유로는 '특허 법인이 사기를 쳐서 그들에게 겁을 주고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씨가 특정 직원의 근무 여부를 물으며 찾으러 다녔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특정인을 겨냥한 사실이 드러나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이모 씨/역삼동 방화 피의자 : {왜 불질렀습니까?} 사기 쳐서요. {누가 사기 쳤습니까?} 특허법무법인에서.]

하지만 정작 이씨의 특허는 멀쩡하게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2019년과 2020년 특허청의 전자공보입니다.

창작자와 권리자엔 이씨의 이름이, 대리인엔 이번에 불이 난 특허법인이 적혀 있습니다.

근력운동기구의 디자인으로 특허를 받았는데, 구체적인 디자인 도면들도 등록되어 있습니다.

[특허법인 관계자 : (특허등록증) 종이가 마치 권리의 핵심인데, 그걸 변리사가 빼앗아 가고 온라인상에 등록 결정서라고 돼 있는 그것만 주더라. 사기 친 거 아니냐, 이런 식인 것 같아요.]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와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적용해 이씨에게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김진광 유연경 영상편집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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