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 사려 퇴직금 깼다” 상반기 2.5만건…노후자금 태워 ‘영끌’

김자현 기자 2026. 10. 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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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에 대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1~6월) 주택 구매 자금에 보태기 위해 퇴직금(퇴직연금)을 중도해지한 건수가 2만575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퇴직연금 분기별·사유별 중도인출 건수 및 금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총 4만828건으로, 규모는 1조939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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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서울 부동산에 대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1~6월) 주택 구매 자금에 보태기 위해 퇴직금(퇴직연금)을 중도해지한 건수가 2만575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건수(4만178건)의 64%를 상반기 만에 채운 것.

퇴직연금은 은퇴 후 소득 공백기를 버티게 해줄 핵심 노후 안전망으로 여겨지지만, 이를 선제적으로 주택 구매에 끌어다 쓰는 경우가 늘면서 향후 부동산 가격 조정 등 시장의 리스크에 노후 자금이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퇴직연금 분기별·사유별 중도인출 건수 및 금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총 4만828건으로, 규모는 1조939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중도인출 건수인 7만1267건(3조667억 원)의 절반을 이미 크게 웃도는 수치로,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8만 건 이상, 4조 원 가량의 퇴직연금 중도 해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추이는 2022년 5만3969건(1조8208억 원), 2023년 6만7444건(2조4475억 원), 2024년 7만381건(2조7569억 원) 등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중도해지한 퇴직금 전체 인출액 1조9397억 원 중 76.1%(1조4768억 원·2만5752건)가 ‘무주택자 주택구입’ 목적으로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출액 중 주택구입 비중은 2022년 55.6%(1조117억 원)에 머물렀지만 2023년 62.3%(1조5237억 원), 2024년 66.7%(1조8390억 원), 2025년 70.1%(2조1483억 원) 등으로 꾸준히 비중이 늘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부산=뉴스1

이 같은 흐름은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집 마련에 불안감을 느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퇴직연금을 이른바 ‘영끌 매수’의 실탄으로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퇴직연금을 한 축으로 하는 노후 안전망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의원은 “퇴직연금은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지탱하는 핵심 안전망인 만큼, 중도인출 증가로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중도인출 실태와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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