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선고에 요동치는 국힘 권력지도…‘장·한 양강’ 흔들리나

정윤경 기자 2026. 10. 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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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려면 오세훈이 무죄를 받아야 한다. 이놈도 싫고 저놈도 싫고, 잘됐다 싶어서 세력이 몰릴 수 있다."

오 시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 장 대표와 한 의원 사이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세력에 새로운 '구심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처음부터 오 시장을 지지해서라기보다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도, 한 의원 중심의 세력화에도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이 모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한 소장파 의원은 "김승원 낙마 때도 자료가 있었으면 친한(親한동훈)계 의원들에게 나눠주고 띄워줘야지, 끝까지 혼자 마이크를 잡는다"며 "국민의힘과 공조할 게 있으면 자기 공간도 만들 수 있는데, 그걸 못 참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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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파문에 흔들리는 張·우군 확장 막힌 韓…무죄 땐 吳 구심력 커질 수도
지방선거 앙금 남은 張·吳, 주도권 양보 어려운 韓·吳…연대보다 삼각 경쟁?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우리가 살려면 오세훈이 무죄를 받아야 한다. 이놈도 싫고 저놈도 싫고, 잘됐다 싶어서 세력이 몰릴 수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국민의힘 의원은 '오세훈 2심 재판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장동혁 대표 체제로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 중심으로 뭉치기도 어려운, 당내 리더십 부재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면서다.

오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가 국민의힘 권력지도의 변수로 떠올랐다. 오 시장이 무죄를 선고받으면 장 대표와 한 의원 사이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던 세력에 새로운 '구심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당권을 쥔 장 대표도, 당 밖의 한 의원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장 대표는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 부실 관리에 이어 욕설 녹음파일 파문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다만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쌓여도 이를 대체할 세력이 선뜻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장 대표가 버티는 구도다. 한 의원 역시 개인의 존재감과 별개로 당내 우군을 넓히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평가다.

이 틈을 파고들 수 있는 인물로 오 시장이 꼽힌다. 만약 2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오 시장이 사법리스크 부담을 덜어낸다면, 당내 인사들이 오 시장 곁으로 움직일 명분이 된다. 처음부터 오 시장을 지지해서라기보다 장 대표의 강경 노선에도, 한 의원 중심의 세력화에도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이 모일 수 있다는 얘기다. 친오(親오세훈)계의 부상은 오 시장 개인의 경쟁력뿐 아니라 두 경쟁자가 넓히지 못한 공간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왼쪽부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무소속 의원 ⓒ 시사저널 박은숙·이종현

6·3 지방선거 앙금 남은 장동혁·오세훈

장 대표와 오 시장의 관계는 여전히 껄끄럽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6·3 지방선거 당시 오 시장은 장 대표를 사실상 외면하고 독자 행보를 택했다. 장 대표를 "후보들에게 짐"이라고 비판하고 별도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장 대표로서는 자신과 거리를 두고 선거를 치른 오 시장이 당내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달가워하기 어렵다.

두 사람 사이의 불편한 기류는 지방선거 이후에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8월14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공급 대책을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는데, 오 시장의 참석 경위부터 논란이 일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광역단체장이 참석한 전례가 없다"며 "말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당권파 의원에 따르면, 오 시장은 당초 원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의원총회(의총) 참석을 희망했지만 최종적으로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는 쪽으로 조율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당과 지도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참석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도 논의됐다. 오 시장은 의총을 통해 원내 인사들과 접점을 넓히려 했지만, 지도부는 그 행보가 당내 정치로 확장되는 것을 경계한 셈이다.

이 의원은 "오세훈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날 장 대표의 메시지를 보면 어쩔 수 없이 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오세훈 지지보다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재판 받으라'는 메시지가 더 눈에 띈다. 당에서도 지원 메시지를 너무 안 내서 나라도 페이스북에 글을 써야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장 대표에게는 무죄 이후 오 시장의 움직임이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이 당의 노선과 지도부 문제에 목소리를 낼수록 장 대표에게는 당권을 향한 압박으로 읽힐 수 있어서다. 지방선거 때의 갈등이 '누가 선거에 도움이 되느냐'의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누가 보수의 중심이 되느냐'를 둘러싼 경쟁으로 번질 수 있는 셈이다. 차기 총선, 나아가 대선까지 앞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장 대표에게 오 시장의 부상은 한 의원과는 또 다른 부담이다. 한 의원과는 복당과 당원 게시판 문제에 더해 계엄·탄핵 정국에서 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책임론을 놓고 대립해왔지만, 오 시장에게는 같은 논리로 각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직 서울시장이자 대권주자인 오 시장이 당내 불만 세력의 구심점까지 확보하면 장 대표로서는 자신을 견제할 또 하나의 축을 마주하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용산구 시사저널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모습 ⓒ 시사저널 박정훈

'비장 연대' 불가능? "韓·吳 모두 주인공 원해"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무죄가 나오면 한 의원과 자연스럽게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오 시장은 공개적으로 한 의원과의 보수 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공동의 적이 있다는 것과 한 배를 타는 것은 별개다. 한 의원의 측근은 사석에서 "두 사람 모두 캐릭터가 강하고 스스로 중심에 서려는 성향이 뚜렷하다. 쉽게 말해 '주인공 병'"이라며 "이 점이 연대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 의원이 동료들과 역할을 나누기보다 자신에게만 관심을 집중시키는 방식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과정에서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한 소장파 의원은 "김승원 낙마 때도 자료가 있었으면 친한(親한동훈)계 의원들에게 나눠주고 띄워줘야지, 끝까지 혼자 마이크를 잡는다"며 "국민의힘과 공조할 게 있으면 자기 공간도 만들 수 있는데, 그걸 못 참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게도 오 시장의 무죄는 기회인 동시에 부담이다. 고립을 벗어나려면 손잡을 상대가 필요하지만, 오 시장이 반장동혁 세력을 흡수하면 자신의 확장 공간은 오히려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 역시 한 의원과 먼저 묶이기보다 독자 세력을 키운 뒤 관계를 설정할 유인이 크다. 장 대표와 한 의원 모두에게 거리를 두는 인사들을 모으려면 자신의 독립적인 공간부터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죄 이후 당장 하나의 반장동혁 전선이 만들어지기보다 사안별 협력과 차기 주도권 경쟁이 병존하는 장·오·한 삼각 구도가 선명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유죄 판단이 유지되면 오 시장을 향한 세력 결집은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사법 부담이 이어지고 정치적 재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원들이 먼저 움직일 이유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곧바로 장 대표나 한 의원에게 향한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현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불만과 대안 부재가 공존하는 지금의 교착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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