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중동 지켜줄 순 없다” 美특사 발언에 걸프국 “전쟁 벌여놓고 뒷수습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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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이자 백악관 시리아·이라크 특사인 톰 배럭이 미국이 중동의 석유를 대가로 중동에 안보를 제공하는 교환 관계는 끝났다면서 중동 국가에 자주국방을 촉구했다. 이에 최근 역내 불안이 고조된 걸프국들은 미국이 전쟁을 벌여놓고, 뒷수습을 중동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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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내 소규모 동맹 전환해야”
이란戰 일으켜놓고 발 빼는 美에
걸프국 불안…전문가 “신뢰 훼손”
![톰 배럭 백악관 시리아·이라크 특사가 20일(현지시간)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 안보포럼에서 미국과 중동의 동맹 관계는 재정립되어야 한다며, 미국이 영원히 중동의 안보를 책임질 수 없다고 발언했다. [AP]](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1/ned/20261021143630692kwuw.jpg)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이자 백악관 시리아·이라크 특사인 톰 배럭이 미국이 중동의 석유를 대가로 중동에 안보를 제공하는 교환 관계는 끝났다면서 중동 국가에 자주국방을 촉구했다. 이에 최근 역내 불안이 고조된 걸프국들은 미국이 전쟁을 벌여놓고, 뒷수습을 중동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배럭 특사가 이날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안보포럼에 참석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체제, 즉 미국이 석유를 대가로 (중동에) 안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교환 관계는 더는 미국의 우선적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동을 위해 목숨을 희생하고 싶어 하지 않고, 걸프 국가들도 미국이 자신의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배럭 특사는 “지난 80년간 세계의 안보를 보장해 온 미국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미국) 정부의 메시지는 (동맹을) 버린다는 게 아니고 관계를 재정립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안보 제공이 끝나는 만큼 중동 국가들이 역내 협력을 통해 스스로 안보를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사우디아라비아·파키스탄·튀르키예 간 방위협정처럼 규모가 작고 다변화된 동맹으로 전환하는 방향이 옳다고 평가했다.
WSJ은 이런 발언 이후 걸프 국가들이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놓고 뒷수습을 걸프국들에 떠넘길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걸프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란 공격을 만류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했고, 이란과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지다 최근에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한 공습을 벌이며 역내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중동 국가들은 전쟁 초반 이란의 공습에 맞서 방공 전력을 대거 소모한 터라 향후 미사일·드론 공격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배럭 특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시작한 전쟁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다고 인정하면서 중동을 한 번의 움직임으로 전체 구도가 달라지는 ‘루빅스 큐브’에 빗댔다. 그는 이어 이라크와 리비아, 아프가니스탄을 거론하며 “우리가 개입해 지도자나 정권을 바꾸려 한 것은 매번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다”고 시인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 회의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자립을 촉구해 왔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이 중동에서 군사적 관여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보여 엇갈린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해 사우디를 주요 비(非)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카타르와 바레인, 쿠웨이트도 이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 페르시아만 주변에 세 번째 항공모함과 해병원정대를 추가 투입하고, 교전 재개에 대비한 보급도 확충하고 있다. 배럭 특사 역시 “우리는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미국 당국자들이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는 탓에 미국의 신뢰성이 훼손됐다면서, 역내 국가들이 위험 분산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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