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네타냐후 "이슬람 이민자가 프랑스 폭동 원인"…선거 앞 선동

김민호 2026. 10. 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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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나란히 프랑스 폭력 사태 원인을 이슬람 이민자들에게 돌렸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인사들은 이번 주 들어 "무슬림이 프랑스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는 주장을 앞다퉈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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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총선 앞두고 이민자 반대파 결집 유도
프랑스 정부는 인종 관련 범죄 통계 안 내
반유대주의 감시 단체 "종교적 공격 증거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 원을 타고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나란히 프랑스 폭력 사태 원인을 이슬람 이민자들에게 돌렸다. 두 정상이 자국 총선을 앞두고 이민 수용 정책에 비판적인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프랑스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인사들은 이번 주 들어 "무슬림이 프랑스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는 주장을 앞다퉈 내놨다. 이스라엘은 이달 27일 총선을, 미국은 내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포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미국 캔자스주(州) 공화당 선거 유세를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유럽이 국경을 닫고 시위자 같은 범죄자들을 쫓아내지 않는다면 유럽은 끝장날 것"이라며 "프랑스나 이탈리아, 그 모든 혼란과 증오를 볼 때, 그것은 학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증오하는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에 관한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로저 마셜 공화당 캔자스주 상원의원도 이날 유세에서 "오늘날 급진 이슬람은 미국 민주주의와 자유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온건파가 급진 이슬람에 굴복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프랑스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무슬림 비난에 동참했다. 그는 20일 이스라엘 i24뉴스에 "프랑스가 극단주의 이슬람의 침투"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프랑스)은 제때 준비하지 않고 그냥 포기했다"며 "유화 정책을 펼치지 말고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라"고 프랑스에 조언했다. 그는 "내 친구 트럼프 대통령에게 '싸울 준비가 돼 있는 서구 문명, 그것이 바로 이스라엘이며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함으로써 여러분 모두를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입증되지 않은 주장 사실로 단정" 비판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로 단정해 인종적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도 프랑스 폭력 사태에 이민자가 연관된 사례가 있지만 이는 프랑스가 수 세대에 걸쳐 다문화 사회로 변화한 점을 보여줄 뿐이라고 짚었다. 프랑스 정부나 사법당국이 무슬림 등 이민자가 폭력 사태의 원인이라고 밝힌 바 없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미국과 달리 인종적 요소를 무시함으로써 사회적 평등을 구현하는 '국가적 무색주의' 원칙에 따라 범죄 통계 산출 시 인종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타오르는 첨탑과 격렬한 불길을 볼 때, 그것이 바로 급진 민주당원들이 미국에 하려는 짓임을 기억하라"고 발언한 것 역시 사실로 입증된 주장이 아니라고 AP는 지적했다. 프랑스에서 리모주시 청사 종탑이 불탔지만 이것은 교회 첨탑이 아니며 예배당이 공격받은 사례도 아직 없다는 것이다. 반유대주의 사건을 감시하는 프랑스 단체 유대인 보호 서비스는 성명에서 "지난 주말 파리의 한 회당이 절도 시도로 보이는 행위로 손상을 입었다"면서도 "사업체가 소유주의 종교적 성향 때문에 표적이 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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