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무장한 전문대…‘인생 2막’ 교육과정 더 다양해졌다[교육 인사이드]

김수현 기자 2026. 10. 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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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퇴직 17년 차에 접어든 김종경 씨(73)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새로 얻었다.

AI 기술이 산업계 전반에 도입되면서 전문대도 농업, 사회복지, 조리, 건축 등에 AI를 접목한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경북보건대는 쿠팡 물류센터 설치 등으로 경북 김천시 일대에 물류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2022년부터 스마트물류 평생직업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재직 중 이직을 희망하는 직장인을 위한 실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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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올해 퇴직 17년 차에 접어든 김종경 씨(73)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새로 얻었다. 경북 영주시체육회에 체육지도자로 재취업해 어르신에게 운동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지난해 경북전문대 파크골프학과에 입학한 김 씨는 재학 중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을 취득했고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김 씨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 때는 새벽 4시에 일어났고 배운 내용을 암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교수와 동기 도움으로 한 번에 합격했다”며 “취미로 시작했던 운동이 70대에 다시 쓰는 이력서의 첫 줄이 됐다”고 말했다.

파크골프학과는 고령층의 운동과 여가 등을 겨냥해 개설된 학과로 경기 운영, 시설 관리, 교육법 등을 배운다. 경북전문대에는 지난해 신설됐고 재학생 94명 중 대부분이 50, 60대다. 올해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에 4명이 합격했고 일부는 취업에 성공했다.

21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5~79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2022년 28.5%에서 지난해 33.7%로 증가했다. 평생·직업교육 예산도 올해 1조4084억 원에서 내년 1조1688억 원으로 20.5% 늘었다. 정부는 경력 전환과 ‘인공지능(AI) 재도약대학’ 사업에 2070억 원을 신규 편성하는 등 전문대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 기존 전공에 AI 접목해 경쟁력 강화

AI 기술이 산업계 전반에 도입되면서 전문대도 농업, 사회복지, 조리, 건축 등에 AI를 접목한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취업, 직업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연암대는 농업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평생직업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스마트팜을 활용해 온실의 습도 및 온도를 관리하고 작물의 생육 상태를 데이터로 분석하는 기술을 배운다. 농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귀농 희망자뿐 아니라 기존 농업인과 직장을 다니는 중장년도 참여할 수 있다. 스마트팜 딸기·토마토 재배관리 전문가 과정을 수료한 박재연 씨(53)는 딸기 모종 생산기술을 배웠다. 현재 딸기 화분키트 온라인 판매와 작물 생육조사 데이터사업 등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1월 농업 관련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기존 전공에 AI 기술을 접목한 학교도 있다. 호산대는 ‘X+AI’ 교육과정을 통해 사회복지, 조리, 건축 등에서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가르친다. 사회복지 전공에선 AI를 활용해 복지 정보를 분석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AI를 활용해 행정서류 작성 등 반복 업무를 줄이는 방법도 배운다.

● ‘진로 재설계’ 가능한 창구로

이직, 재취업 등 새로운 진로를 찾기 위해 전문대에 입학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춰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 취업까지 연계하는 실무 중심 교육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보건대는 쿠팡 물류센터 설치 등으로 경북 김천시 일대에 물류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2022년부터 스마트물류 평생직업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지게차 운전, 물류관리, 드론 조종 등 6개 과정이 설치됐으며 수료생들은 대학 스마트물류과에 진학해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품 입고, 보관, 출고 등 물류센터 운영 전반을 배우고 현장실습을 통해 자동화 설비와 재고관리 시스템 등을 익힌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취업연계 협약을 체결하고 직무교육과 현장실습 등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스마트물류과 졸업생 8명이 CFS 경산물류센터에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재직 중 이직을 희망하는 직장인을 위한 실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2024년 대전과기대는 야간이나 온라인수업으로 사회복지사 2급과 상담심리지도사 2급 등을 취득할 수 있는 케어복지상담과를 신설했다. 졸업생 중에는 사회복지사 등 12개 자격증을 취득한 뒤 어린이집 조리사에서 돌봄센터 사회복지사로 이직한 사례도 있다.

● 창업에 필요한 실무교육도

동의과학대 양조발효과는 전통주 제조 뿐만 아니라 양조장 창업에 필요한 실무교육까지 하고 있다. 주류 제조·판매에 필요한 법규와 제품 개발 실습 등 창업 실무가 정규 교육과정에 반영돼 있다. 직장인을 위해 주말 수업이나 온라인수업도 병행한다.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던 김춘석 씨(56)는 평소 전통주 제조에 관심이 많아 2022년 동의과학대 양조발효과에 입학했다. 학교를 마친 뒤에는 심화과정과 누룩 제조사·관리자 과정 등을 수료했다. 지난해 부산 금정구에 전통주 양조장을 창업했으며 양조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병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연구소장은 “산업구조 변화와 AI 기술의 확산으로 생애 전반에 걸친 직업교육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역 일자리와 지역 정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학 협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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