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 유예만으로는 가상자산 못살려… 관련법 통과가 먼저”

조재연 기자 2026. 10. 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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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두고 정부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업계는 과세 유예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연내 처리 등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가상자산 시장이 부진을 끊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재경부 내부에서도 가상자산 조정기인 현재가 과세 적기라는 입장과 세수 여건이 개선된 상황에서 청년층을 자극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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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당국 과세 신중론에 반색
디지털자산기본법 여전히 계류
그사이 자산 63조원 해외 유출
“연내 처리돼야 한 단계 도약”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두고 정부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높은 청년층 지지율 하락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면서다. 업계는 과세 유예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연내 처리 등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가상자산 시장이 부진을 끊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2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20일 업계와 관련 전문가를 불러모아 간담회를 진행하며 과세 여건을 점검했다. 과세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였지만, 일각에선 과세로 쏠린 무게추를 과세 유예로 일부 옮기는 출구 전략 차원의 간담회란 해석도 나온다.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재경부 1차관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며 “그 원칙이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과세 인프라와 시장 규율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내부에서도 가상자산 조정기인 현재가 과세 적기라는 입장과 세수 여건이 개선된 상황에서 청년층을 자극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엇갈린다.

시장은 정부가 현장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데 대해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업체와 투자자들이 더 주목하는 것은 유예 이후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도입이 결정된 이후 세 차례 미뤄졌지만, 그사이 제도 정비는 제자리였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0년 이후 공제 한도가 오르거나 과세 기준이 정밀해지는 등 과세와 관련해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예하는 동안에도 정비가 멈춰 있으니 유예만 반복되는 것”이라며 “기타소득으로 보는 게 맞는지, 스테이킹은 어떻게 분류할지 등 세부 기준부터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세에 앞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2024년 시행된 1단계 법은 불공정거래 규제 등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 발행·유통·공시 등 시장 전반을 규율하는 내용은 담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제도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걷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며 “가상자산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입법을 목표로 했던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 쟁점에 막혀 정부안 제출조차 미뤄지며 공회전하고 있다.

그사이 자금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지털자산 제도화가 늦어지는 동안 올해 9월까지 63조 원이 해외로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조재연·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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