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 "중동, 석유 대가로 안보 보장은 끝나... 스스로 지켜야"

신혜정 2026. 10. 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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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 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이라크 특사가 중동 국가들에 자국 안전은 스스로 지키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석유를 대가로 중동의 안보를 보장하는 기존의 교환 관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 이상 미국인들이 중동을 위해 목숨을 희생하고 싶어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석유-안보 교환은 미국의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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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가 역내 소규모 동맹 재편성해야"
안보자립 강조하며 군사관여 확대... 상반된 메시지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 대사가 지난해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 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이라크 특사가 중동 국가들에 자국 안전은 스스로 지키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석유를 대가로 중동의 안보를 보장하는 기존의 교환 관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배럭 특사는 이날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안보포럼에 참석해 “지난 80년간 세계 안보의 보증인이었던 미국은 더 이상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미국인들이 중동을 위해 목숨을 희생하고 싶어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석유-안보 교환은 미국의 필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정부가 전하는 메시지는 (동맹을) 포기한다는 것이 아니라 재정립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십 대 자녀를 키우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다”고 밝혔다.

배럭 특사는 중동 국가들이 역내 협력을 통해 스스로 안보를 강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파키스탄·튀르키예 간의 방위협정처럼 작고 다변화된 동맹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맹국 안보 자립 촉구하며 정작 군사 관여 확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전부터 동맹국의 안보 자립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작 미국이 이스라엘과 대(對)이란 전쟁을 시작해 걸프 국가들에 치명적 피해를 입힌 상황에서 이 같은 메시지는 모순적이다. 중동 국가들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도록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전쟁 장기화로 정작 미국은 발을 빼려 하는 가운데, 이란의 위협을 중동 국가들이 직접 감내해야 할 부담만 커진 것이다. 최근에는 이란 주변에 세 번째 항공모함과 추가 해병원정군을 투입하고, 교전 재개에 대비한 보급도 확충하고 있다. 배럭 특사 역시 "우리는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국적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전문 분석가는 “미국 관리들이 중동 국가들에 상반된 메시지를 보내며 미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미국이 이 지역 방위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겠지만 그 역할은 명백히 불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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