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너무 아픈데, 예방접종 비싸…언제 무료되나 [건강한겨레]

최지현 기자 2026. 10. 2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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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도입 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달 초 국회에서 이에 대한 정책적 기반이 될 '예방접종관리법'이 통과한 데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재차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국가 관리 체계 편입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역시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예방접종의 패러다임이 전 생애주기에 필요한 건강관리로 넓어졌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라며 "예방접종관리법 시행 이후에는 관리 대상이 감염병에서 질병으로 확대되는 만큼 대상포진을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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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대상포진의 높은 질병 부담을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음에도 집단 감염이나 타인으로의 전파력이 낮다는 이유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국가예방접종 도입 순위에서 후순위로 논의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예방접종(NIP) 도입 논의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달 초 국회에서 이에 대한 정책적 기반이 될 ‘예방접종관리법’이 통과한 데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재차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국가 관리 체계 편입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간 국가예방접종은 감염병 예방과 전파 차단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이 때문에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높은 개인 비용 부담과 중앙정부의 일관된 지침 부재로 인해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대표적인 보건 사각지대였다.

극심한 통증과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는 신경통, 치매 등의 후유증 위험 등으로 높은 질병 부담을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음에도 집단 감염이나 타인으로의 전파력이 낮다는 이유로 국가예방접종 도입 순위에서 후순위로 논의됐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고령층 등을 중심으로 예방접종 요구가 높아지자 전국 여러 지자체에선 선심성·선거용 복지 정책으로 자체 무료접종 사업을 시행하기도 했지만, 이는 지역별 형평성 문제와 보다 효과적인 질환 예방 전략 부재 등의 문제가 여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필요성이 재차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65살 이상 고령층 대상포진 환자의 재발률은 28.8%에 달해 환자 10명 중 3명이 극심한 통증을 다시 겪고 있으며, 인구 10만명당 재발 환자 수 역시 전체 연령 평균 대비 2.3배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230개 지자체 중 175곳(76.1%)만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을 뿐, 전체의 23.9%는 예산 지원이 전혀 없다. 지원 대상 역시 연령이나 소득 기준이 지자체마다 제각각으로 난립해 거주지에 따라 예방접종 혜택이 갈렸다.

김윤 의원은 “65살 이상 고령층의 대상포진 재발률이 30%에 육박하는 등 질병 부담이 매우 큰 상황임에도 지자체별 자체 사업으로 인한 복지 난립과 지역 격차가 심각하다”며 “비용효과성과 고령층의 삶의 질 개선을 고려해 중앙정부 차원의 통일된 국가예방접종(NIP) 체계로 즉각 편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예방접종관리법’은 대상포진 예방접종 전략의 전환점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은 국가예방접종의 목적을 기존 감염병 유행 차단에서 ‘생애주기별 질병 관리’와 ‘질병 부담 경감’으로 대폭 확장했다. 개인이 짊어지는 질병 부담과 후유증 고통이 큰 질환도 국가 예방 관리의 테두리 안으로 편입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역시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예방접종의 패러다임이 전 생애주기에 필요한 건강관리로 넓어졌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라며 “예방접종관리법 시행 이후에는 관리 대상이 감염병에서 질병으로 확대되는 만큼 대상포진을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임 청장은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국가 관리 체계에 편입하여 관리·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시점”이라며 “(다만,) 어떤 대상군을 선정할 것인지, 어떤 재원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계와 정부 부처 내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선 이러한 변화가 고령화에 따른 대상포진 질병 부담 증가와 맞물려 관련 정책 논의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김철민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그간 국가예방접종체계는 감염병의 유행과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 주 목적으로, 대상포진처럼 감염병 외의 질환은 논의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며 “정비된 예방접종관리 체계의 범위가 감염병에서 질병으로 확대된 것은, 쉽게 말해 ‘얼마나 전파되는가‘ 뿐 아니라 ‘얼마나 질병 부담이 큰가’ 또한 검토할 정책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계는 대상포진 예방접종 정책에 대해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 단순히 백신을 지원하는 문제를 넘어 어떤 대상군을 우선 보호할 것인지, 또 대상군 특성에 맞춰 어떠한 특성의 백신을 맞춤형으로 지원할지에 대한 섬세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한다.

예를 들면, 면역저하자는 생백신 사용에 제한이 있어 유전자재조합 사백신의 접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백신의 종류는 크게 약독화 생백신과 유전자재조합 사백신으로 구분된다. 생백신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암 치료 등을 받는 면역저하자에게는 바이러스 전신 증식 위험으로 접종이 금지되는 한계가 있다. 반면 유전자재조합 백신은 면역저하자에게도 안전하고 90%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지만, 접종 단가가 높은 게 과제다.

김철민 이사장은 “앞으로는 대상포진 국가예방접종의 우선 대상과 도입 방식에 관한 논의도 보다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며 “재정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접근한다면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질병 부담이 큰 집단을 우선순위군으로 검토한다면, 면역저하자에게는 생백신 접종이 제한되므로 유전자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을 포함한 백신 선택 방안도 대상군 선정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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