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항 새로 만들어 노조 협상력 축소한” 법원

김학태 기자 2026. 10. 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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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노조(위원장 박재성)의 쟁의행위 금지 공정을 명시한 법원 결정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1부(부장판사 권순민)는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용자쪽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금지 범위를 1심이 결정한 3개 공정에서 9개 공정으로 늘리는 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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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노조 쟁의행위 금지 결정에 비판 잇따라 … 노조법에 없는 ‘손실 크고 대체품 없다’는 판시까지
▲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노조(위원장 박재성)의 쟁의행위 금지 공정을 명시한 법원 결정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까다롭게 적용해야 할 현행법상 쟁의행위 금지 대상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데다가, 재판부가 법 조항에도 없는 내용까지 쟁의행위 금지 이유로 내세우면서 노조의 협상력을 축소했다는 지적이다.<본지 10월19일자 7면 "'9개 공정 쟁의금지' 고민 깊어진 삼성바이오노조" 참조>

가처분 항소심 쟁의 금지 범위 '3개→9개' 확대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법원 결정과 관련해 "노동3권을 명시한 헌법정신에 근거해 최대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함에도 재판부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마구잡이 해석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에 해당된다는 재판부의 근거대로라면, 앞으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동자들은 노동3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이런 식의 해석이라면 대한민국 그 어느 사업체에도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민사1부(부장판사 권순민)는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용자쪽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항고심에서 금지 범위를 1심이 결정한 3개 공정에서 9개 공정으로 늘리는 결정을 했다.

이 여파로 삼성바이오로직스노조는 21일 집회와 26일 파업을 취소했다. 법원 결정대로라면 파업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5월에도 수원지법 민사 31부(재판장 신우정 수석부장판사)는 삼성전자 사용자가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조 등을 상대로 낸 위법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서 규정한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과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를 위한 작업에 평상시 수준의 인력을 남겨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7천명에 해당하는 공정이었다.

"쟁의 금지 조항 엄격하게 적용했어야"

그런데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이번 결정에서는 항소심 재판부는 "공정이 중단될 경우 회사가 입을 유무형의 손해와 규모, 회사가 위탁생산하는 의약품 중 국내 시장 점유율이 100%로 대체품이 존재하지 않는 치료제가 있는 등 사회적 파장까지 고려하면 보전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노조법 조항에 없는 내용까지 쟁의행위 금지 이유로 든 것이다.

박재성 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주장하는 재산권에 대해 크게 확대해석했고, 손실이 크고 대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소명 하나로 쟁의행위를 막은 것"이라며 "노조의 협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김기덕 변호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는 "쟁의행위시에도 정상 수행해야 하는 작업이나 쟁의행위 금지 시설을 명시한 노조법 조항은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문제가 있어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런데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항소심 결정은 법 조항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했을 뿐 아니라, 재판부가 아예 새로운 법조항을 만들어 노조 협상력을 축소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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