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양아들로 삼아 경영권 맡겨… 세라젬, 혈연 관계보다 전문성 중시
지분 10% 넘겨 이례적인 승계

헬스케어 기업 세라젬의 창업주 이환성(65) 회장이 전문경영인 이경수(48) 대표이사를 양자로 입양하고 자신의 지분을 넘겨주기로 했다. 국내 기업에선 보기 드문 경영권 승계 방식이다. 2003년 세라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 대표는 전략기획, 마케팅, 국내외 영업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7년 중국법인 영업본부장을 거쳐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사업을 총괄했고, 2021년 말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창업자 아들이자 회사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이 회장에게는 딸이 있지만 회사 경영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라젬은 20일 “이환성 회장이 이경수 대표를 양자로 입양하고 올해 상반기 전체 주식의 10%를 증여하는 1차 지분 승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친딸을 비롯해 양측 가족 간 협의를 거쳤고, 관련 증여세 신고도 완료했다고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이 대표가 최대 주주가 되도록 지분을 계속 넘길 예정이다. 작년 말 기준 세라젬 지분 구조는 이 회장 60.5%, 자사주 31.8% 등이다. 회사 측은 “창업주가 개인 이익과 혈연 관계를 떠나 기업 미래를 중심에 두고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양자 입양을 택한 건 장기간에 걸친 지분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다. 이 대표가 당장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분을 한꺼번에 증여하면 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러 해에 걸쳐 승계가 이뤄져야 할 상황이라, 가족 관계로 묶이는 게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양자 입양을 통해 이 대표는 법정 상속인 지위를 얻게 되고 향후 상속 과정에서 남은 지분을 받을 수도 있다.
세라젬은 이 회장이 1998년 세운 회사다. 척추 관리 의료기기와 안마 의자가 주력 제품이다. 미국·중국 등 해외 위주로 사업을 키우다 2018년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작년 매출 규모 약 5500억원으로, 국내 홈 헬스케어 가전 시장 1위 기업이다. 다만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던 2022년 고점(약 7500억원)에서 다소 하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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