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式으로 기업 선별… AI 시대 투자, 속도가 중요”

안별 기자 2026. 10. 21.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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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스트 GFT벤처스 공동 창업자
제프 허브스트 GFT벤처스 공동 창업자가 최근 서울 중구 조선일보 편집동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기웅 기자

스타트업의 시간표가 바뀌고 있다.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시험하며 천천히 크던 공식은 옛말이 됐다. 인공지능(AI)이 개발·성장 시간을 줄이면서 투자자의 기다림도 짧아졌다.

엔비디아에서 20년간 AI 생태계와 벤처투자를 경험한 제프 허브스트 GFT벤처스 공동 창업자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AI 투자 시장을 “속도가 승부를 가르는 시장”으로 진단했다. 그는 엔비디아 사업 개발 부사장 등을 지내며 40건 넘는 벤처 투자와 20건 이상의 인수합병(M&A)에 관여했다.

허브스트는 “빠르게 스케일업(확장)하지 못하는 기업을 선택한다면 잘못된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생성형 AI 기업들은 내 기술 분야 경력을 통틀어 본 적이 없을 만큼 빠르게 대규모 매출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GFT벤처스는 허브스트가 벤처투자사 트랜스링크캐피털 출신인 음재훈 대표와 2021년 설립한 벤처캐피털(VC)이다. 음 대표는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실리콘밸리 방문 당시 벤처 투자 미팅에 참석하는 등 현지에서 입지를 다져온 투자 전문가다. GFT벤처스는 미래에셋·SK하이닉스 등 한국 자본으로 출발해 약 1억6000만달러(약 2140억원)를 운용하며 20여 곳에 투자했다.

과거에는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면 성공이었지만, 지금은 초기 AI 기업의 수백억 달러 성장을 기대하는 등 기업 가치 기대치도 높아졌다. 허브스트는 “더 높은 가격과 더 큰 금액을 투자해도 펀드 전체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했다.

투자금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로 다시 흘러간다는 우려에도 그는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최소 10배에서 100배 이상 초과하고 있다”며 되레 데이터센터 부지·전력 마련과 메모리 공급의 병목 해소에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업계의 누구보다 10수, 20수, 30수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엔비디아에서는 실패 자체보다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다음에 개선하지 못하는 것을 더 큰 문제로 여겼다”고 했다.

차세대 투자 테마로는 AI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틱 AI’와 로봇 등 ‘피지컬 AI’를 꼽았다. 한국에서는 자체 AI 모델 개발보다 영상·의료·보안에 기존 모델을 활용하는 AI 앱이 유망하다고 봤다. 그는 “이제 본격적인 AI 앱 기업들이 등장할 차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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