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북극은 패권경쟁 최전선"…환경→안보 무게중심 이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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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북극을 '글로벌 패권 경쟁의 최전선'으로 규정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력해 이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북극 안보는 유럽의 안보"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에서 영향력과 야심을 키우면서 북극은 글로벌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 됐다"고 말했다.
EU가 5년 만에 북극전략을 수정하게 된 건 러시아, 중국, 미국이 북극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면서 북극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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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경쟁에 새 '북극전략'…시추 국제금지 추진 사실상 중단
![지난 8월 북극해 빙상에서 작업중인 중국의 북극해 탐사 대원들 [신화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1/yonhap/20261021000424517newt.jpg)
(서울·베를린=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김계연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북극을 '글로벌 패권 경쟁의 최전선'으로 규정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력해 이 지역 안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북극 안보와 회복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앞세운 새 북극전략을 발표했다.
EU는 회원국, 북극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나토와 공조해 대비태세를 개선하고 쇄빙선 역량 증대를 포함한 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U는 해저 인프라 파괴공작에 대비해 케이블을 감시·보호하는 '북극 케이블 허브' 설립과 인프라 위협을 탐지할 스마트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북극 케이블 허브는 나중에 러시아산 석유를 수출하는 일명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추적하고 불법 어업과 해양 오염을 탐지하는 기능도 하도록 키울 계획이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북극 안보는 유럽의 안보"라며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에서 영향력과 야심을 키우면서 북극은 글로벌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 됐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북극은 지정학적 질서의 지각판이 부딪치는 곳"이라며 "주권과 영토 보전, 이 지역 안정을 뒷받침한 규범을 더 이상 당연하게 여기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우리는 행동하고 전략적 태세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원자력 쇄빙선 모습 [타스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1/yonhap/20261021000424680mvhd.jpg)
EU는 "북극에서 경제 협력의 기회가 떠오르고 있다"면서 유럽의 항만, 철도, 에너지 터미널, 위성·디지털 인프라를 북극 지역 무역·운송망에 통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또 북극에서 재생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광물자원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 '북극 공동성명'에 따라 북극을 포함한 석유·석탄·가스 자원이 지하에 남아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히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극에서 신규 자원 개발을 금지하는 다자간 국제협약을 추진하려던 목표는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EU는 환경 보호를 이유로 북극의 신규 석유·가스 시추를 국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2021년 북극전략에는 북극의 탄화수소 자원 개발을 금지하는 다자간 법적 의무를 마련하자는 내용이 담겼으나 이날 새 전략에는 빠졌다.
EU가 5년 만에 북극전략을 수정하게 된 건 러시아, 중국, 미국이 북극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면서 북극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다.
기후 변화로 북극해의 빙하가 감소함에 따라 북극 항로와 미개발 자원의 가치가 상승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이 지역 항로 개발과 북극해 탐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눈 덮인 그린란드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1/yonhap/20261021000424833tcsj.jpg)
두 국가의 역내 세력 확장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덴마크,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3자 안보 협정을 체결한 뒤 그린란드에서 대규모 석유·가스·광물 탐사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공조가 약화한 점도 EU의 정책 전환 배경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 연료 개발을 지지하고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재차 탈퇴하면서 북극 내 신규 자원 개발 금지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도출하기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EU 집행위원회 내부에서는 새 북극 전략의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이견도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일부 관계자는 향후 EU의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화와 수입 화석 연료 의존도 축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유럽이 5년 만에 두 번째 석유·가스 가격 위기에 직면한 점을 감안하면 대체 화석 연료 공급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북극에서 새로 개발한 천연가스가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달 발표한 분석에서 인프라 부족과 가용 자원 규모, 역내 안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북극 가스가 2040년 전에는 유럽에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40년은 EU가 1990년 수준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줄이겠다고 약속한 시기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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