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계 갈라진 자치단체들 정산금·채무 놓고 ‘이전투구’

유정희 기자 2026. 10. 2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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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으로 출범한 자치구들 간 재산·채무 정산을 놓고 분쟁이 속출하는 가운데 재원 확보를 위한 각자도생식 '세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분구 전 집행한 사업비부터 장학기금과 보상금까지 재정 승계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인천시의 중재·조정 범위와 재정지원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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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검단 분구 투입비 갈등
영종-제물포는 차입금 공방
市, 합의 유도·지원도 검토
인천시청 전경. <인천시 제공>
지난 7월 1일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으로 출범한 자치구들 간 재산·채무 정산을 놓고 분쟁이 속출하는 가운데 재원 확보를 위한 각자도생식 '세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분구 전 집행한 사업비부터 장학기금과 보상금까지 재정 승계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인천시의 중재·조정 범위와 재정지원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일 인천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기존 서구에서 갈라진 서해구와 검단구는 상반기 검단지역 사업과 신설구 출범 준비에 투입한 비용의 정산 범위를 두고 맞서 있다.

서해구는 기존 서구가 관련 비용으로 약 969억 원을 집행했으나 검단지역 세입은 약 387억 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지방세 수입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만큼 이후 세수로 부족분을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분구로 검단지역 세입이 검단구에 귀속되면서 부담을 떠안았다는 것이다.

서해구는 자료를 재검토해 당초 581억 원이던 정산 요구액을 약 648억 원으로 늘렸다. 검단구는 세입 집계가 자체 파악한 규모와 다르고 인건비·홍보비 등 분구 여부와 관계없이 지출했을 경비까지 포함됐다며 출범에 직접 투입된 비용을 200억 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정산이 지연되자 서해구의회는 이날 시청에서 결의문을 채택해 인건비와 폐기물 처리비,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등 필수경비 확보를 위한 시의 조정과 긴급 재정지원을 촉구했다. 양측이 인정하는 금액부터 우선 반환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통해 항목별 처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기존 중구를 나눠 승계한 영종구와 제물포구도 일시차입금 181억 원을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영종구는 연체이자 등 추가 지출을 막기 위해 전액을 우선 상환하고 시의 채무 승계 지정에 따라 제물포구 부담분을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영종구는 두 지역의 법정 경비에 쓰인 공적 채무인 만큼 사용 내역에 따라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제물포구는 일시차입을 지양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들어 차입 경위부터 따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영종지역에 편중된 예산 집행과 영종구 출범 준비 비용이 자금 부족을 초래했는지도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옛 중구에서 운영하던 '월디장학회' 기본재산 149억 원 배분도 매듭짓지 못했다. 영종구는 24세 이하 인구 비율에 따른 이사회 의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보지만 제물포구는 원도심 장학재원 감소를 우려하며 저소득층 비율 등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인현동 화재 참사 보상금 역시 분담 책임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다.

재정 부담을 나누는 협의와 별개로 자체 세입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영종구는 인천공항을 정치장으로 신규 등록한 항공기에 대해 납부 재산세의 20%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의 항공기 유치 경쟁에 대응해 세원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올해 인천공항을 정치장으로 둔 항공기 90대에 부과된 재산세는 68억 원이다.

시는 자치구 간 단계적 합의를 유도하면서 재정 상황과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박찬대 시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두 자치구가 끝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중재에 들어가겠다"며 정부와 시의 지원 가능성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유정희·김민지 기자 r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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