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꿈, 다른 출발선] 2. 남인천고 만학도 송연자

김민지 기자 2026. 10.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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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이라 생각하니까 꿈만 같죠. 이제 대학에 가려고 생각하니까 너무나 뿌듯한 거예요."

인천시 미추홀구 남인천고등학교에 다니는 송연자(74) 씨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대학 진학이다.

그러던 어느 날 등산길에서 우연히 남인천고 학생 모집 현수막을 봤고, 그 자리에서 학교에 전화를 걸어 오랫동안 품어 온 배움의 꿈을 다시 꺼냈다.

어린 시절 송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여자아이는 이름 석 자만 쓸 줄 알면 된다는 인식까지 겹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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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배움의 열정… 일흔 넷에 대학 문 두드린다
남인천고 만학도 송연자씨.
"졸업이라 생각하니까 꿈만 같죠. 이제 대학에 가려고 생각하니까 너무나 뿌듯한 거예요."

인천시 미추홀구 남인천고등학교에 다니는 송연자(74) 씨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대학 진학이다. 일흔을 넘겨 다시 시작한 공부가 어느덧 대학 입시로 이어졌다. 그는 선생님과 진학 상담을 하며 새로운 학교생활을 그려 본다.

내년이면 일흔다섯. 남들보다 늦게 대학 진학을 준비하지만 대학생이 될 생각에 마음은 벌써 새내기처럼 설렌다.

평소 음악과 춤을 좋아해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배우려 하는데, 여느 수험생처럼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고르는 일이 고민이다.

송 씨는 "경민대는 성인 학습자들이 마음 놓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리지만, 통학 거리가 부담스럽다"며 "재능대에 실용음악과가 있는데 젊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씨가 다시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웃음치료와 한국무용, 장구춤 등을 배워 요양원과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해 왔는데 감염병 확산으로 활동이 멈췄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자 호주에 사는 손주를 떠올리며 유튜브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영어 단어를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이 컸다. 그러던 어느 날 등산길에서 우연히 남인천고 학생 모집 현수막을 봤고, 그 자리에서 학교에 전화를 걸어 오랫동안 품어 온 배움의 꿈을 다시 꺼냈다.

어린 시절 송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여자아이는 이름 석 자만 쓸 줄 알면 된다는 인식까지 겹쳐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교복을 입은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다.

성인이 된 뒤에도 자녀들이 모르는 것을 물어볼 때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한 순간이 마음에 걸렸다. 그렇다고 배우려는 마음까지 접지는 않아 조리사와 공인중개사 등 여러 자격증을 따며 공부를 이어 왔다.

학교에 다니면서 일상이 달라졌다.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영어와 중국어 시험에서 여러 차례 100점을 받았다. 컴퓨터를 배우면서 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 일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송 씨에게 남인천고에서 보낸 시간은 졸업장을 따기 위한 과정에 그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도전하면서 좋아하는 것이 분명해졌고, 공부할수록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대학에 바라는 것도 취업이나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배우는 시간이다. 적성에 맞는 공부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도 기대가 크다.

송 씨는 "대학은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일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라며 "대학에 갈 생각을 하니 요즘 잠이 안 온다. 대학에 가기 위해 저축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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