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사 중징계율 10년來 최고…군기 해이 덮친 '위기의 사관학교'

하지은 2026. 10. 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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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군 지휘관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 생도의 기강 해이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의 올해 중징계율은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를 한국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말 기준 육사 생도 100명당 중징계 건수는 4.4건으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육사 생도 100명당 중징계 건수는 2022년 1.2건, 2023년 1.6건, 2024년 1.9건으로 최근 수년간 2건을 밑돌다가 올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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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흡연 중징계 지난해 2명서 올해 20여 명으로 급증
해·공사도 성비위·폭행 반복…교직원 비위까지
육사 합격자 40% 등록 포기…장교 양성 체계 재검토 목소리
사진=한경DB


미래 군 지휘관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 생도의 기강 해이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의 올해 중징계율은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군·공군사관학교에서도 성비위와 폭행·언어폭력 등으로 징계받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예비 장교의 자질 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0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를 한국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말 기준 육사 생도 100명당 중징계 건수는 4.4건으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6건의 세 배에 육박한다. 올해는 8개월 만에 종전 최고치인 2019년의 연간 3.2건도 넘어섰다. 육사 생도 100명당 중징계 건수는 2022년 1.2건, 2023년 1.6건, 2024년 1.9건으로 최근 수년간 2건을 밑돌다가 올해 급증했다.

특히 음주·흡연으로 중징계를 받은 육사 생도는 지난해 2명에서 올해 20여 명으로 열 배 이상 늘었다. 2022년 4명, 2023년 5명, 2024년 8명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많은 수준이다. 올해 명예위반으로 중징계를 받은 생도도 10여 명에 달했다. 엄격한 규율을 가르치는 육사에서 기본적인 생활 규칙을 어겨 중징계받는 생도가 급증한 것이다. 올해 경징계율은 생도 100명당 2.2건으로 지난해 4.5건보다 낮아졌지만 중징계율은 오히려 크게 높아졌다.

해사와 공사에서도 폭행과 언어폭력 등 사적 제재 행위가 반복됐다. 해사에서는 2022년 관련 징계를 받은 생도 14명 가운데 3명이 퇴교했고 10명은 Ⅰ급 과실 처분을 받았다. 공사에서는 2023년 같은 사유로 9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올해도 공사에서 사적 제재로 4명이 중징계, 10여 명이 경징계를 받았다. 학칙 위반으로도 5명이 중징계, 10여 명이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병영 내 가혹행위를 막고 부하 장병을 보호해야 할 예비 지휘관들이 양성 단계에서 사적 제재를 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공사에서는 과거에도 생도들의 집단적인 규율 위반 문제가 불거졌다. 2022년 생도 100명당 중징계 건수는 9.9건으로 최근 10년간 육·해·공사에서 확인된 연간 수치 중 가장 높았다. 당시 학칙 위반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생도만 80여 명에 달했다. 이후 공사의 중징계율은 2023년 2.1건, 2024년 1.8건으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4.6건으로 높아졌다. 해사 역시 2020년 중징계율이 7.2건까지 치솟는 등 학교별로 특정 시기에 중징계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성비위도 이어졌다. 최근 10년간 성비위로 중징계된 생도는 육사 19명, 해사 14명, 공사 10명으로 집계됐다. 육사에서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성비위로 징계받은 생도가 나왔다. 해사에서는 성비위로 퇴교한 생도만 14명에 달했다. 특히 2023년에는 4명이 퇴교하고 6명이 Ⅰ급 과실 처분을 받는 등 한 해에만 10명이 징계를 받았다. 공사에서도 성비위로 징계받은 생도 10명 전원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미래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 성비위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생도들을 지도하는 교직원의 비위도 드러났다. 육사에서는 2018년 장교가 음주운전으로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고 2020년에는 장교 2명이 무단이탈 등으로 징계받았다. 해사에서는 상관모욕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장교가 있었으며 올해에는 정치운동금지 의무를 위반한 군무원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공사에서는 2021년 장교가 영내폭행으로 감봉 1개월, 다른 장교가 성희롱으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생도뿐 아니라 군 간부의 기본 자질과 규율을 가르치는 교직원에게서도 비위가 발생한 것이다.

사관학교는 우수 인재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5년간 육사 최종 합격자 10명 중 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해사와 공사에서도 각각 23%, 19%가 등록하지 않았다. 사관학교 1차 시험에 합격하고도 2차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도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우수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지원하던 사관학교가 이제는 합격자를 붙잡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월 과거보다 낮은 성적으로 사관학교에 입학하는 인원이 상당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고 생도들의 기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사관학교의 장교 양성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병역자원이 풍부하던 시기에 구축된 사관학교 제도로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생도들의 기강 문제까지 드러난 만큼 소수정예 장교를 양성한다는 본래 취지에 맞게 선발과 교육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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