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신탁기구 추진…AI의 ‘책 도둑질’ 막아야”

이재용 선임기자 2026. 10. 20. 17: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AI 학습을 위해 국내 도서를 대량 매입하고 한강·김애란 등 국내 작가 작품의 해적판을 다운로드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윌북 대표)은 최근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인회의 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 기업이 AI 모델 학습에 어떤 책을 활용했는지, 또 AI가 내놓은 결과물의 출처가 무슨 책인지 밝히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는 물론 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인터뷰]
앤트로픽 국내도서 무단학습 비판
“데이터 활용 출처 밝히고 보상을”
중개 플랫폼 내년쯤 성과 가시화
“동네서점 온라인 수준 할인하게
공급가 정부 지원 검토” 제안도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이 최근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인회의 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AI 기업의 국내 도서 무단 활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욱 기자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AI 학습을 위해 국내 도서를 대량 매입하고 한강·김애란 등 국내 작가 작품의 해적판을 다운로드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단행본 출판사 500여 곳을 회원사로 둔 한국출판인회의가 ‘정부·국회·AI 기업에 보내는 호소문’을 내놓는 등 출판계에서 AI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 확보와 저작권자의 이용 허락 원칙 확립, 정당한 보상 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윌북 대표)은 최근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인회의 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AI 기업이 AI 모델 학습에 어떤 책을 활용했는지, 또 AI가 내놓은 결과물의 출처가 무슨 책인지 밝히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는 물론 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는 수많은 저자의 노력을 헛되게 할 뿐 아니라 창작자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인류가 축적해온 지식을 도둑질하는 행위”라며 “앤트로픽이 대량 매입한 책을 AI 학습에 활용한 뒤 파쇄한 것은 인류의 지식과 기록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분서갱유’에 비견할 만큼 참담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 회장은 특히 “AI 학습과 사용에 출판 저작물이 활용됐다면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저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양대 출판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와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출판계 공동 저작권 신탁 기구를 만들어 작가와 출판사를 대신해 AI 기업과 출판 저작물 이용 허락 및 보상 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 회장은 “음악 저작권처럼 출판 저작물도 정해진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비용을 내고 이용할 수 있도록 중개해주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쯤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이 최근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인회의 회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욱 기자

AI를 이용해 손쉽게 책을 찍어내는 이른바 ‘딸깍 출판’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홍 회장은 “AI를 활용해 더 좋은 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지, 출간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며 “AI로 하루 이틀 만에 교정·편집·디자인을 마쳐 오류가 많고 감동은 없는 책들이 쏟아지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문학상과 출판상 심사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홍 회장은 “최근 문학상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응모작은 늘어났지만 표절이 의심되거나 AI가 쓴 듯 플롯이 엉성하고 반복적인 패턴을 보이는 작품이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내년에 확대 시행되는 청년문화예술패스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청년에게 문화예술 관람비를 지원하는 청년문화예술패스의 사용 범위에 올해 8월부터 도서가 포함됐으며, 내년에는 지원 대상 연령이 기존 19~20세에서 19~34세로 확대된다. 홍 회장은 “출판계는 내년 청년문화예술패스 확대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20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단행본 출판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매출이 5~10%가량 늘어날 수 있는 상당한 효과”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출판 생태계의 다양성을 지탱하는 동네 서점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홍 회장은 “동네 서점이 대형 온라인 서점보다 책을 비싸게 공급받는 문제는 영세 출판사나 서점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동네 서점도 책을 저렴하게 공급받아 온라인 서점 수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용 선임기자 jylee@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