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제주 여성살해서 드러난 법의 ‘구멍’…친밀관계 범죄 처벌법 추진

박수진 기자 2026. 10. 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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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배우자를 납치한 가해자 김성우(26)는 접근금지 기간 중 9차례 가정폭력 임시조치를 위반했다.

기존엔 처벌이 불가능했던 스토킹을 법 테두리 안으로 넣었지만 가정폭력과 별도의 법이어서 같은 관계성 범죄인데도 대책·처벌 등이 다르고, 교제폭력은 입법 공백으로 처벌할 수 없는 탓이다. 여성계에선 특히 하나의 법으로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을 포괄하는 법안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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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무효소송 중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가해자 김성우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서 장모를 살해하고 배우자를 납치한 가해자 김성우(26)는 접근금지 기간 중 9차례 가정폭력 임시조치를 위반했다. 하지만 경찰은 위반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설령 알았더라도, 가정폭력 임시조치(1호 격리, 2호 피해자 100m 이내 접근 금지, 3호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를 어겨도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과태료 300만원이 최고다. 지난 12일 제주에서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살해당한 40대 여성은 가해자를 모두 3차례(스토킹 2차례, 교제폭력 1차례) 신고했지만,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 사건이 종결되면서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다.

21일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 시행 5년을 앞두고, 관계성 범죄로 여성 4명이 잇따라 숨지면서 제도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존엔 처벌이 불가능했던 스토킹을 법 테두리 안으로 넣었지만 가정폭력과 별도의 법이어서 같은 관계성 범죄인데도 대책·처벌 등이 다르고, 교제폭력은 입법 공백으로 처벌할 수 없는 탓이다. 여성계에선 특히 하나의 법으로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을 포괄하는 법안에 주목하고 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주께 가정폭력·스토킹·교제폭력을 모두 규율하는 ‘친밀관계폭력처벌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엔 한국여성의전화 등 6개 여성단체와 함께 고민해온 내용이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임시조치 1호로 신설한 ‘가해자 모니터링’으로, 법원은 1심 판결 때까지를 기한으로 정할 수 있다. 현행 관계성 범죄 예방책은 ‘피해자 보호’ 중심인데, 반복되는 여성살해를 막으려면 가해자의 상태, 동향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 법안을 검토한 김수현 변호사(서사 법률사무소)는 “현행법은 피해자를 모니터링하고 있어, 가해자가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있지 않는 이상 임시조치 위반해도 알 수가 없다. 송파 장모 살해 사건에서도 공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법안은 피해자 보호 조치도 현행법보다 강화했다. 접근금지 범위를 현행 100m에서 2km로 늘리고, 교제폭력 피해자도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접근금지·연락금지 등의 기간이 가정폭력은 최대 6개월로 스토킹보다 짧은데, 이 역시 최대 9개월로 통일했다. 관계성 범죄 가해자가 임시조치를 어기면 영장 없이 긴급체포하고,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등 처벌도 세졌다.

‘피해자가 원치 않아서 사건접수를 못했다’는 경찰의 부실 대응을 막을 수 있도록 ‘반의사불벌죄 특례’도 포함했다. 현재 스토킹처벌법에선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됐지만, 가정폭력처벌법은 그렇지 않아 계속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제폭력이 입법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10년 넘게 이어졌지만, 관련 법안이 한번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모든 친밀관계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하나의 법으로 규율해야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정봉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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