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벨문학상 한강·앤 카슨 ‘AI 도둑질’ 당했다…앤트로픽, 무단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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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국내 작가의 영문판 서적을 무단 내려받기(다운로드)해 국제 쟁점으로 부각한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도 인공지능의 '성장 땔감'에서 예외가 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겨레 취재 결과, 2000년 이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운데 앤트로픽이 무단 취득을 통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법원이 인정한 대상에 올해 수상자 앤 카슨을 비롯해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한강 등이 무더기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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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작품 22종, 이민진 ‘파친코’
박완서·안정효 등 고인 된 작가도 포함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국내 작가의 영문판 서적을 무단 내려받기(다운로드)해 국제 쟁점으로 부각한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도 인공지능의 ‘성장 땔감’에서 예외가 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겨레 취재 결과, 2000년 이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가운데 앤트로픽이 무단 취득을 통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법원이 인정한 대상에 올해 수상자 앤 카슨을 비롯해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한강 등이 무더기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27명 가운데 욘 포세(노르웨이, 2023년 수상)와 케르테스 임레(헝가리, 2002)를 제외한 25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는 앤트로픽이 인공지능 상품인 ‘클로드’를 학습시키고자 2021~22년 시중의 불법 복제 데이터 세트(온라인 해적판 도서관인 ‘리브젠’·‘피리미’)에서 약 700만권의 디지털 복제본을 무단으로 내려받기하며 촉발됐다. 다만 배상 대상은 48만권 남짓으로 크게 줄었다. 비영어 도서를 제외하고 미국 저작권을 적기에 등록했는지 등을 미국 법원이 자격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의 무단 취득에 가장 많이 노출된 노벨상 작가는 영국의 도리스 레싱으로 36종(공저 포함)이 보상 목록에 올랐다. 영국의 V.S. 나이폴(29종), 남아공 출신 호주 작가 존 맥스웰 쿳시(28종),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23종)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캐나다 시인 앤 카슨은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플레인워터’ 등 9종이,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등 3종이 포함됐다.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혀 온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해변의 카프카’ ‘1Q84’ 등 22종이 노출됐다.
국내의 경우, 고인이 된 박완서 작가(‘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안정효(‘은마는 오지 않는다’)와 함께 황순원, 조오현 작가 등이 보상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이날 추가로 확인됐다. 그밖에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파친코’, 국외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김언수의 ‘설계자들’ 등도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논픽션도 다수 확인됐다. 독일 철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가 대표적이다.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 사례 말고도 앤트로픽 관련 또 다른 문제는, 당초 내려받은 700만권 가운데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비영어 도서 250만권의 권리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등이 여기 포함되어 있다. 국내 작품도 다수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앤트로픽은 “(중복 등을 뺀) 400만개의 고유 저작물 중 약 250만개는 영어 이외의 언어였고, 이들 대부분은 저작권 미등록 상태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레싱, 나이폴, 바르가스 요사, 앨리스 먼로 등 작고한 노벨상 수상 작가들이 적지 않다. 작가 쪽에서 적절한 대응은커녕 인지도 못 했을 여지가 크다. 영어판을 낸 출판사 등이 배상 청구하되 작가를 공동 저작권자로 명시하지 않았다면 보상받기 어렵다. 앤트로픽은 이에 “다른 저작권자가 당신의 저작권을 확인시키는 청구 양식을 제출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런 기대를 해선 안 된다. 보상을 확실히 받으려면 직접 유효한 청구 양식을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보상 합의안에 대한 이의 제기는 올 2월, 청구는 3월 마감된 상태다. 한국문학번역원 지원을 받아 영어 번역된 작품으로 피해를 본 작가들(김숨·김애란·김영하·김혜순·배수아·신경숙·정유정·한강·한유주·황석영·황선미 등) 중 일부가 번역원 안내 등에 따라 청구 과정을 거쳐 작품당 최대 3천달러(약 400만원) 수준의 배상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저작권 동향 제12호’(25년 9월)에서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적당 3천달러라는 기준은 향후 인공지능 저작권 관련 소송에서 손해배상의 기준액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는 여전히 많은 숫자의 에이아이 저작권 소송이 계류 중이고, 앤트로픽 케이스와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것도 존재한다. 따라서 앤트로픽 판결과 화해안이 다른 법원과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해 할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앤트로픽은 불법 데이터 세트에서 내려받은 자료는 모두 파기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에이아이 기업의 무단 도서 학습 및 대량 매집에 대응해 ‘정부·국회·AI 기업에 보내는 대한민국 호소문'을 최근 발표하고, 작가·출판사 등의 연서명을 받고 있다. 20일 현재 261곳의 단체와 616명의 개인이 연서명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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