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가 움직이는 빛의 조각…국현, 올라퍼 엘리아슨 신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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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매달린 긴 막대. 한쪽 끝에는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유리 다면체가, 반대편에는 선풍기가 달렸다.
유리 다면체를 통과한 빛은 벽과 천장에 다채로운 색과 그림자를 드리운다.
길이 5m의 구조물 양 끝에 선풍기와 빛나는 복합 다면체를 매달아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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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움직임 따라 빛과 그림자 변화…낮과 밤 다른 풍경
11월 전북·내년 2월 강릉 순회…MMCA 소장품으로 기증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천장에 매달린 긴 막대. 한쪽 끝에는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유리 다면체가, 반대편에는 선풍기가 달렸다.
선풍기가 돌아가자 조각이 천천히 움직인다. 일정한 방향도, 정해진 궤도도 없다. 유리 다면체를 통과한 빛은 벽과 천장에 다채로운 색과 그림자를 드리운다.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59)의 신작 ‘예측할 수 없는 궤도(The Unpredictable Orbit)’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로비에 설치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일 엘리아슨의 커미션 신작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2026년 ‘MMCA 지역동행’ 사업의 첫 번째 커미션 프로젝트다.

작품은 자연광이 들어오는 미술관 로비를 위해 제작됐다. 길이 5m의 구조물 양 끝에 선풍기와 빛나는 복합 다면체를 매달아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선풍기가 불규칙하게 작동하면서 구조물은 매우 느리게 움직인다. 다면체 내부의 빛은 주변 공간에 색색의 다각형과 미묘한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낮에는 자연광과 어우러져 부드러운 색채와 선이 펼쳐지고, 어둠이 내리면 강렬한 색상의 빛과 그림자가 공간을 채운다. 시간에 따라 작품의 모습이 달라지는 셈이다.
작품의 중심인 복합 다면체는 서로 쌍대 관계에 있는 두 다면체를 결합한 구조다. 기하학적 형태가 움직임과 빛을 만나면서 관객의 시각과 공간 경험을 변화시킨다.
선풍기로 움직이는 단순한 원리는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을 떠올리게 한다. 내부에서 빛나는 유리 다면체는 아시아의 전통 등불을 연상시킨다.
엘리아슨은 빛과 색채, 물, 공기, 거울 등 자연의 요소를 활용해 인간의 지각과 공간 경험을 탐구해 온 작가다.
2003년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터빈홀에 거대한 인공 태양을 설치한 ‘날씨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예술과 과학, 건축, 환경을 결합한 대규모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신작에서도 작가가 주목한 것은 조각 자체보다 작품과 관객, 공간이 맺는 관계다.
엘리아슨은 “한국은 자연과 도시, 전통과 동시대성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라며 “‘예측할 수 없는 궤도’는 하나의 조각이라기보다 빛과 움직임, 그리고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은 시간과 빛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관람객 역시 작품을 바라보는 동시에 작품의 일부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에 집중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로비에서 11월5일까지 선보인 뒤 전북과 강릉으로 이동한다.
11월10일부터 내년 2월1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내년 2월24일부터 5월16일까지 강릉시립미술관 솔올 로비에 설치될 예정이다. 순회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발전 후원위원회(MDC)의 후원으로 구입·기증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이 됐다. MDC 회원사인 HS효성과 조현상 부회장도 추가 후원에 참여했다.
MDC는 2011년 발족한 경영인 후원 모임으로, 히토 슈타이얼과 제니 홀저, 제임스 터렐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해 왔다.
윤태욱 국립현대미술관장 직무대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관 공용 공간에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고, 동시대 미술을 생산 단계부터 지역과 연결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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