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 50년을 돌아보고 미래를 향하다

인현우 2026. 10. 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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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국에서 '현대미술'로 뭉뚱그려 표현됐던 '모던(근대)'과 '컨템퍼러리(동시대)'가 서로 구분돼 쓰이기 시작한 때로 1970년대가 거론된다. 1970년대 한국 미술에서는 한국만의 미와 담론을 탐구한 모더니즘과 미술이란 기준 자체에 도전하는 실험미술이 동시에 눈을 떴다.

1974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산하 '미술회관'으로 출발한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살펴보는 소장품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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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 18년 만에 소장품 꺼내 1970∼2000년대 시대별 전시
토탈미술관, 개관 50년 맞아 과거와 현재 작가 한자리에 모은 기획전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의 소장품전 '소장품, 시대의 장면들' 중 1980년대 작품으로 전시된 박생광의 '이조'. 연합뉴스

과거 한국에서 '현대미술'로 뭉뚱그려 표현됐던 '모던(근대)'과 '컨템퍼러리(동시대)'가 서로 구분돼 쓰이기 시작한 때로 1970년대가 거론된다. 1970년대 한국 미술에서는 한국만의 미와 담론을 탐구한 모더니즘과 미술이란 기준 자체에 도전하는 실험미술이 동시에 눈을 떴다. 상업화랑이 문을 열고 신진 미술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기틀이 마련된 시기이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미술의 중요한 분기점에 문을 열었던 미술관 두 곳이 설립 반세기를 맞은 시점에 한국 미술의 역사를 되짚는 대규모 전시를 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소장품, 시대의 장면들' 중 1970년대 작품이 전시된 모습. 가운데 조각인 이정자의 '귀부인'(왼쪽)과 민복진의 '모자' 등이 처음 공개됐다. 아르코미술관 제공

1974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산하 '미술회관'으로 출발한 서울 종로구 아르코미술관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살펴보는 소장품전을 열었다.

2010년 이후로는 작품 수집을 중단한 이 미술관의 소장품전은 2008년 이후 18년 만이다. 1982년부터 2006년까지 미술관이 주최한 신인 공모전 '대한민국미술대전'의 수상작 20여 점을 포함, 작가 60명의 작품 70점을 전시해 한국 미술사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장르도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과 영상 등으로 다양하다.

그간 공개한 적이 없는 작품 10점도 내놨다. 표현을 절제한 추상조각이 확산하던 1970년대에도 구상조각으로 인체와 가족애를 형상화한 이정자의 '귀부인'과 민복진의 '모자', 한국 전통 도상을 그린 박생광 특유의 채색화 '이조', 음양 개념을 탐구해 하늘과 바다를 그린 김구림의 평면회화 '음양 99-S-207' 등이다. 미술사 연구자 6인이 소장품을 역사적 맥락에서 소개하는 자료도 함께 전시된다. 12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토탈미술관 외부 마당에 설치된 김구림의 그라피티 작품 주변으로 송성진이 버려진 조화를 수집해 오브제로 사용한 '장례희망'이 전시되고 있다. 토탈미술관 제공
토탈미술관 개관 50주년 특별전 '한국미술 0년'에 조각가 김윤신의 나무·돌 조각을 중심으로 장지아의 소 피로 적은 사랑의 소네트와 듀킴의 스테인드글라스 도상으로 꾸민 창문 스티커 작품이 전시돼 있다. 토탈미술관 제공

1976년 설립됐고 1987년 국내 최초의 사립 현대미술관으로 정부에 등록한 바 있는 토탈미술관은 개관 50주년을 맞아 한국미술의 새로운 예술적 실천 가능성을 묻는 특별전을 열었다. 1970년대부터 오늘날 활동하는 작가까지 총 67팀이 참여했다. 아르코미술관 전시와 달리 작품을 시대순으로 배열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전시는 식민지 시대와 전쟁, 분단과 이주,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맞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만든 작품의 모음이다. 2004년 이 공간에서 '당신은 나의 태양'을 기획해 한국 미술의 궤적을 훑었던 이영철 큐레이터가 "미술은 난세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애도'라는 답안을 내놓고 전시의 틀을 짰다.

김구림이 미술관 마당 바닥에 그라피티로 새긴 'Art냐, Mart냐, Arty냐'라는 질문은 예술과 시장, 예술을 흉내 내는 태도 사이의 경계선이 모호해졌음을 냉소한다. 그 주위로 설치미술 작가 송성진의 조화를 엮은 작품이 드리워진다. 현대 사회의 상처를 치유와 위안으로 감싸안으려는 뜻을 품고 있다. 이영철 큐레이터는 "서로 이질적인 작품들이 만날 때 발생하는 긴장에 주목했다"면서 "역사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미술사 전시가 아니라 알 수 없는 미래를 더듬어 나아가는 전시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2027년 2월 28일까지.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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