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속 24절기와 마주하다’…발달장애 청년예술가 최봄이 개인전

조혜정 기자 2026. 10. 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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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 단단한 장애를 예술의 소재로 활용해 '절기' 이야기로 풀어낸 최봄이 작가의 개인전이 24일까지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에서 개최된다. 발달장애 청년 예술가 최봄이 작가는 오랫동안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고,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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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까지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서
장애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 '그림'
디지털 드로잉·바느질 활용한 조형예술 등 도전
‘여름-비가 많이 와서 우산입니다’. 작가 제공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기에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과 감각은 더욱 견고하다. 그 단단한 장애를 예술의 소재로 활용해 ‘절기’ 이야기로 풀어낸 최봄이 작가의 개인전이 24일까지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에서 개최된다.

발달장애 청년 예술가 최봄이 작가는 오랫동안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고,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회 ‘내 마음 가는 대로 절기 정주행: 픽셀과 아크릴의 4계절’ 작품들은 사계절의 변화를 넘어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잡은 24절기를 통해 최 작가가 몸으로 체감하는 자연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최 작가를 초등학교 졸업 무렵부터 지켜보며 20여년 함께 작업해 온 수원푸른교실&미술치료연구소 신승녀 소장은 “달력을 좋아하는 최 작가의 성향을 살려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작업을 해보고자 절기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신 소장은 “매주 화요일 작업실에 올때마다 편지를 써주는데, 달력 숫자 밑에 작게 적혀있는 바다의날, 소방의날 등을 외워 때마다 기입한다”며 “최 작가가 좋아하는 달력 속 절기를 작품의 소재로 삼은 것은 작가가 가진 특성이 장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가위 강강술래’. 작가 제공


꽃이 피어나는 봄, 작열하는 여름, 풍요로운 가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따뜻한 겨울까지 절기와 여러 기념일은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이번 전시회 작품은 주로 캔버스 위 아크릴 물감으로 작업했으며 아이패드를 활용한 디지털 드로잉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공인미술치료사로 현재 최봄이 작가 외에 12명의 성인 발달장애인을 만나고 있는 신 소장은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최 작가의 디지털 드로잉 작업도 그런 바람으로 2년 전부터 시작해 이번 전시에서 첫 선을 보이고 있다.

신 소장은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최 작가가 아이패드 그림을 시작한 것은 한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숙명을 피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그림에 대한 애착, 예술적 감각을 타고났기에 잘 해내고 있다”고 전했다.

‘겨울-대설’. 작가 제공


최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 외에는 색종이 접기와 바느질을 즐겨한다. 어린시절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종이접기는 최 작가에게 마음의 안정과 더불어 예술적 감각을 일깨웠고, 신 소장을 만나 소질은 재능으로 꽃 피웠다.

신 소장은 그림 외에도 만들기도 잘하는 최 작가의 장점을 살려 바느질 작업을 가르쳤다. 그는 “‘천’이 갖는 물성을 살려 크고 작은 생명체를 절묘하게 표현해낸다”며 “잠들기 직전까지 애정을 갖고 만들어 낸 작업물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 이번 전시회 곳곳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최봄이 작가는 캔버스에서 디지털로, 바느질을 활용한 조형예술까지 작업 영역을 넓혀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관객에게 선사하고 있다. 24일까지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수원문화원 또는 작가 SNS(@BOMECHOICHO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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