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예술원 보고’ 다시 쓴 이기호…“제도 개선, 될 때까지 지켜볼 것”

고희진 기자 2026. 10. 20. 1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기호 소설가. 본인 제공

소설가 이기호가 대한민국예술원(예술원) 제도 개선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2021년 문예지 Axt(악스트)에 발표했던 단편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표제작으로 소설집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문학동네)를 펴내며 ‘우리는 왜 엉망이 되어가는가-예술원에 드리는 보고2’도 더했다. 이기호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5년 전에는 관련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뭐라도 될 줄 알고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이번엔 법 개정이 될 때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1954년 설립된 예술원은 ‘대한민국예술원법’에 문학·미술·음악·연극·무용·영화 분야에서 활약한 예술인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정원은 100명이며 현원 82명이다. 김우창, 오정희, 신달자, 윤명로, 하종현, 박정자, 손숙, 손진책, 임권택, 정지영, 신영균, 장미희, 배창호 등 국내 유력 문화계 원로 인사들이 속해있다. 예술원 회원은 종신직이며 수당으로 매달 200만원 지급된다.


☞ [책과 삶]모순적인 인간에 대한 풍자와 애정
     https://www.khan.co.kr/article/202610152109025

‘예술창작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예술가를 우대·지원하고 예술창작활동 지원 사업을 행함으로써 예술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설립 목적은 이해하지만, 소수의 원로 예술인들에게 지원이 집중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입회원을 뚜렷한 기준 없이 기존 회원이 뽑는 것도 절차상의 문제로 비판받고 있다.

이기호는 2021년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예술원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과 관련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실제 보고서 형식으로 쓴 소설 ‘예술원에 드리는 보고’에서 회원 선출 방식을 개선하고 회원수를 늘리며 정액 수당은 없애고 대신 연회비를 걷을 것을 제안했다.

문학계 중진급 소설가의 예술원 비판은 화제가 되며 예술원 제도 개선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작가는 당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술원 회원에게 지원되는 수당에 대해 “주거안정을 위해 쓰일 예산이 강남에 저택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지급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목소리 덕분인지 2022년부터 예술원은 5년 이상 활동한 예술가를 대상으로 ‘젊은예술가상’을 신설해 시상하고 있다. 다만 그가 지적한 예술원 회원에 대한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 [논설위원의 단도직입]소설가 이기호 “예술원 개혁은 세대나 공정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108032158005

예술계와 언론의 주목도는 떨어졌지만 최근까지도 예술원에 대한 비판은 이어졌다. 지난 8월엔 26개 문화예술단체가 예술원 폐지와 손진책 예술원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예술원 회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평생 수당과 연금을 지급 받으면서도 후배 예술인들이 위헌적, 불법적 검열에 신음하는 동안 철저히 외면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외면하는 비민주적이고 반예술적인 대한민국 예술원을 즉각 폐지하라”고 했다. 당시 연극, 뮤지컬, 무용, 문학, 미술, 영화, 다원예술, 전통예술 등에 종사하는 문화예술인 597명이 연명한 성명서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전달됐다. 지난해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한민국예술원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으나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상태다.

이기호는 “(예술원이) 계속 무응답이고 제도 개선이 지지부진하다면, 연대해서라도 글을 쓰고 소설이 아닌 조금 더 직접적인 무엇을 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시끄럽게 만들고 환기해야 뭔가 변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