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코르티스와 뉴진스 얼굴을 섞은 듯한 남녀 주인공?... 국내 최장 AI 영화 ‘스틸레이’

신정선 기자 2026. 10. 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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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봉하는 AI 영화 '스틸레이'는 크게 발전한 AI 제작 노하우를 활용해 90분 러닝타임으로 완성됐다. 남자 주인공은 코르티스 주훈과 방탄의 진, 여자 주인공은 엔믹스 설윤과 뉴진스 해린을 섞어놓은 듯하다./라온컴퍼니플러스

장편 영화 한 편 전체를 AI로 작업한 ‘100% AI 장편영화’가 또 한 편 개봉한다. 정식 개봉한 AI 영화로는 역대 최장 러닝타임인 90분짜리 영화 ‘스틸레이’(21일 개봉)다.

‘스틸레이’는 지난 5월 ‘국내 최초의 장편 AI 영화’를 내세우며 나란히 개봉했던 60분짜리 ‘아이엠 포포’(감독 김일동)와 ‘한복 입은 남자’(감독 이상훈)를 확연히 앞선다. AI 영화에서 러닝타임은 기술 발전과 직결된다. 1~15초짜리 영상 1만여 개를 생성하고, 그중 쓸 만한 것들을 골라 이어붙이는 AI 공정에서 러닝타임은 곧 노하우이기 때문이다. ‘스틸레이’는 개봉 전 사전 시사에서 이미 관객 1191명을 모아, 누적 관객 940명과 652명에 그친 ‘아이엠 포포’와 ‘한복 입은 남자’를 일찌감치(?) 앞질렀다.

AI 영화에서 누차 지적돼온 문제점들은 상당수 극복됐다. AI 캐릭터의 입 모양과 목소리가 일치하지 않아 생긴 어색함이나 캐릭터를 생성할 때마다 외양이 달라져 생기는 일관성 문제는 이제 과거의 일이다. 피부 질감 같은 기초 표현이나 액션의 역동성에서도 크게 향상된 AI 기술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AI 영화 '스틸레이'의 남자 주인공 윤강. 세상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가 만든 로봇과 합체한다. 아이돌 그룹 코르티스의 멤버 주훈과 방탄소년단의 진을 적당히 섞어놓은 듯한 얼굴이다./라온컴퍼니플러스

‘스틸레이’가 보여주는 AI 영화의 한계는 극영화의 필요조건을 따지면서 시작된다. 스토리부터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을 떨치기 어렵다. 고도로 발전한 로봇이 인류를 지구의 적으로 간주하고 말살하려 하자 주인공이 나서서 이를 막는다.

캐릭터 디자인은 지나치게 익숙하다. 남자 주인공 얼굴은 아이돌 그룹 코르티스의 멤버 주훈의 콧대와 방탄소년단 진(JIN)의 입술을 섞어놓은 듯하다. 여자 주인공 얼굴에서는 엔믹스 설윤과 뉴진스 해린이 보인다. 주인공이 합체하는 로봇은 영락없이 아이언맨이다. 조종할 때 클로즈업 역시 토니 스타크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로봇의 격투신은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다시 보는 것 같다.

AI 영화 '스틸레이'는 고도로 발달한 로봇이 인류를 말살하려 나서면서 액션이 벌어진다. 로봇 디자인에서 아이언맨이 떠오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아이언맨' 1편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스틸레이'의 장면./라온컴퍼니플러스

대사는 단순 반복적이다. 남자 주인공은“와, 완전 대박이다” “와, 완전 쩐다”처럼 감탄사에 가까운 문장을 나열한다. 조연들도 “상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처럼 기능적인 발화에 그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소멸하겠습니다”처럼 문법에 맞지 않는 대사도 튀어나온다. 일부 화면은 화질이 다소 떨어져 대형 스크린에서 봤을 때 아쉬울 수 있다.

제작사 아이노스튜디오의 함슬기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캐릭터 외모는 제작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자체 창작”이라며 “이상적인 미남미녀 얼굴이라 유명인과 비슷하게 보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로봇 외양과 액션신 역시 여러 이미지 중에서 기존과 다른 것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스틸레이’ 개봉은 일부 한계에도 불구하고 AI 영화 시장의 개척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도전이다.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급속하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누군가는 도입하고 시도해야 산업적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함 대표는 “내년 초 ‘스틸레이’ 속편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AI 영화의 영역을 넓혀가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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