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우사의 빨간 천 닮은 우산…또도아 개인전 'On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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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게 흐르는 강과 밤하늘에 뜬 초승달,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가 화면 위 모노톤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단조로운 배경 위로 작품마다 등장하는 빨간 우산을 쓴 인물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든다. 또도아(TTODOA) 작가의 '빨간 우산(Red Umbrella)' 시리즈다.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빨간 우산'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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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까지

고요하게 흐르는 강과 밤하늘에 뜬 초승달,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가 화면 위 모노톤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단조로운 배경 위로 작품마다 등장하는 빨간 우산을 쓴 인물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든다. 또도아(TTODOA) 작가의 ‘빨간 우산(Red Umbrella)’ 시리즈다.
또도아 작가의 개인전 ‘On My Way’가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 작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그 안에서 개인이 갖는 의미를 탐구한다. 어린 시절부터 조각가로 활동하는 어머니의 작업을 지켜보며 성장한 작가는 다양한 미술 분야를 경험했다. 학부에서는 동양화를, 대학원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한 뒤 화려한 단청에 매료돼 단청 무늬를 공부하기도 했다. 현재는 자신을 투영한 빨간 우산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빨간 우산’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를 상징한다. 작가는 단순한 형태와 반복되는 이미지, 넓은 여백을 활용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와 감정을 표현한다.
전시는 거대한 여백 속 홀로 서 있는 인물부터 수많은 사람 사이에 놓인 개인, 세상과 마주한 존재까지 다양한 관계의 모습을 보여준다. 비슷한 모습의 인물들이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장면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살펴본다. 가까이 있어도 멀게 느껴지는 사람,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람 등 일상에서 경험하는 관계의 양상을 화면에 담았다.
또도아 작가는 절제된 색채와 간결한 구도를 바탕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동양적 미감인 ‘여백의 미’를 주요 조형 요소로 활용한다. 여백을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관객이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자리로 바라본다.


작가의 대표적인 소재인 빨간 우산 역시 작업을 거듭하며 의미가 확장됐다. 초기에는 열정과 꿈을 상징했지만, 이후에는 외부의 평가와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와 신념을 지키는 태도를 나타내는 소재로 발전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투우장의 소는 투우사가 휘두르는 빨간 천을 보지 못한다”며 “소가 돌진하는 것은 이 빨간색 때문이 아니라 움직임 때문이고, 그렇다면 그 빨강은 처음부터 싸움의 상대가 아니라 관중을 향한 것이고, 나의 빨강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작품마다 등장하는 빨강이 단순히 무언가를 향한 의지가 아니라, 존재를 선언하는 색이라는 의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빨간 우산을 매개로 개인의 존재에서 타인과의 관계로 시선을 넓힌다. 관객에게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각자의 삶에 자리한 관계를 돌아보도록 한다.
또도아 작가는 “내 그림 속 빨간 우산은 나이기도 하고, 관람객이기도 하다”며 “그림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빨간 우산 아래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31일까지.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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